'광주 서영대 길고양이 구출 대작전' 교통사고 치료비 1000만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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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큰일났어. '줄냥이'가 교통사고가 나서 크게 다쳤대. 지금 동물보호소에 있는데 내일 아침에 얼른 가봐야 할 것 같아."
광주 서영대학교 2년차 경비원 김장윤씨(67)가 서영대 마스코트 길고양이 '줄냥이·서영이·호랑이'의 팬인 학생 12명을 단체대화방에 긴급 소집했다.
'줄냥이 구출대'는 그길로 서영대 인근에서 24시간 운영되는 '블루밍동물병원'으로 향했다.
김씨와 학생들의 마음에 호응하듯 서영대측도 줄냥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애완용품 일체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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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 못 구해 발 동동…3일만에 700명 후원으로 구사일생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얘들아 큰일났어. '줄냥이'가 교통사고가 나서 크게 다쳤대. 지금 동물보호소에 있는데 내일 아침에 얼른 가봐야 할 것 같아."
지난달 25일 밤. 광주 서영대학교 2년차 경비원 김장윤씨(67)가 서영대 마스코트 길고양이 '줄냥이·서영이·호랑이'의 팬인 학생 12명을 단체대화방에 긴급 소집했다.
사건은 서영대학교 교문 앞 반려동물미용업체의 여사장이 김씨에 줄냥이의 변고를 전한 것으로부터 비롯됐다.
이날 저녁 근무를 마친 김씨에게 여사장은 줄냥이가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미니버스에 치어 크게 다쳤다는 비보를 알렸다.
버스 기사는 차에 치어 도로에 널부러진 줄냥이의 꼬리를 집어들어 인도 화단에 휙 던지고 그냥 가버렸다는 것.
여사장이 급히 동물병원으로 데려간 덕분에 줄냥이는 객사를 면했다. 그러나 하악골(아래턱)이 골절되고 왼쪽 눈은 실명된 데다 부서진 뼈가 비강을 막아 호흡까지 곤란한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당장 수술을 시켜줄 이가 없으면서 줄냥이는 동물보호소로 옮겨졌다. 김씨와 학생들은 이튿날 아침 동물보호소로 가 만신창이가 된 채 벌벌 떨고 있는 줄냥이를 마주했다.
"줄냥아 아빠왔다." 자신을 부르는 김씨의 말에 줄냥이는 그제서야 '야옹'하고 울어댔다.
'줄냥이 구출대'는 그길로 서영대 인근에서 24시간 운영되는 '블루밍동물병원'으로 향했다.
수의사는 줄냥이 수술의 성공률을 반반이라고 했다. 잘 되면 다행이지만 어려울 경우 안구를 적출하고 턱관절까지 제거하는, 심각한 상황까지 갈수도 있다는 것.
밤 10시부터 시작된 수술은 장장 3시간이 걸렸고 김씨와 서영대 학생들은 수술이 끝나기를 새벽까지 기다렸다.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비록 왼쪽 눈은 잃긴 했으나 줄냥이의 얼굴은 온전히 보존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수술비와 입원비 등 1272만원에 달하는 병원비용. 다행히 딱한 사정을 들은 병원측이 수술비를 감액해주면서 비용은 787만원으로 줄었다.
'줄냥이 구출대'는 SNS에 글을 올려 줄냥이를 도와달라고 호소했고, 거짓말처럼 3일만에 700여명이 모금에 동참해 1100만원이 모였다.
후원금 통장에는 '줄냥아 아프지마', 줄냥아 꼭 살아'라며 응원의 문구가 넘쳐났고 서영대 뿐만 아니라 인근 서강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운암동, 인근 용봉동 주민들의 손길도 도착했다.
'인간'들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줄냥이는 회복해 다시 서영대 교정을 거닐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와 학생들의 마음에 호응하듯 서영대측도 줄냥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애완용품 일체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줄냥이는 퇴원하면 서영대 재학생 김미소씨(20)가 입양해 키우기로 했다.
갑작스런 사고에도 수많은 이들의 보살핌이 도달한 것에 김씨는 감사하기만 하다.
김씨는 지난해 1월 18년간을 동고동락한 강아지 '누리'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누리'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돌본 서영대 길고양이들이 어느새 '서영대 마스코트'가 됐다.
그리고 이같은 김씨의 마음에 호응한 학생들과 인근 상인들의 마음이 이같은 기적을 낳았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매일 아침 5시30분마다 경비실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고양이들을 어떻게 한낱 동물이라고만 치부할 수 있겠나"라며 "함께 마음을 나누고 공감해준 모든 분들의 도움으로 줄냥이가 살아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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