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진복 “태영호에 공천 얘기 한적 없다”
징계 개시된 날에 녹취 보도 나와
당내부 “太위원이 유출했을 수도”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은 2일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에게 공천 문제를 언급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얘기를 전혀 나눈 적이 없다”며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것이지 여기(대통령실)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 수석의 ‘공천 개입’ 논란은 태 최고위원이 지난 3월 9일 자기 보좌진에게 한 발언 녹취를 전날 MBC가 보도하며 불거졌다. 녹취에는 이 수석이 태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 회의 때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 공천 문제는 신경 쓸 필요도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태 최고위원의 육성이 담겨 있다.
녹취가 공개되고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논란이 확산하자 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태 최고위원은 “녹취에서 나온 제 발언은 3·8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 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했다. 초선인 태 최고위원의 지역구는 여당 텃밭으로 분류돼 공천을 받기 어려운 곳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갑이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태 최고위원 본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진화에 나섰다. 당내 주류도 지도부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지만, 내부에서는 “태 최고위원이 또 사고를 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지령’, 민주당에 대한 욕설 발언 논란 등으로 전날 당 윤리위로부터 징계 절차 개시 통보를 받았다. 비주류인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녹취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인 현역 국회의원에게 용산의 하수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으로 협박한 것 아니냐”며 “검찰과 경찰은 신속, 공정하게 수사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녹취 파일이 공개된 경위를 두고도 논란이 됐다. 당 윤리위원회가 징계 절차 개시를 발표하고 8시간 뒤 해당 녹취가 보도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태 최고위원 등의 갑질에 시달리다 의원실을 나간 보좌진이 유출한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현직 보좌진이나 태 최고위원 본인이 유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태 최고위원의 각종 발언이 대통령실과 코드를 맞추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인상만 줘도 윤리위 징계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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