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머스크 로켓 실패했지만…우주 시대 준비 '착착'
[EBS 뉴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발사한 우주선 스타십이 첫 시험비행에 실패했습니다.
스타십은 달과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차세대 우주선인데요.
발사의 의미,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와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로켓이라고도 합니다.
'스타십'은 어떤 로켓입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네, 스타십은 일론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SpaceX)의 다목적 초대형 우주발사체를 말합니다.
수직 크기, 즉 전장은 약 120m, 직경은 9m로 전장이 약 110m였던 새턴 V 로켓보다도 약 10m가량 큰 규모의 로켓입니다.
소개해주신 내용과 같이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스타십은 규모뿐만이 아니라 그 컨셉 또한 독특한 로켓입니다. 스타십이 이론상 적재할 수 있는 탑재중량은 약 100톤 정도 됩니다.
게다가 8미터 너비의 아주 거대한 페이로드 공간도 있죠.
서현아 앵커
네, 그 규모가 정말 역대급입니다.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센터의 천체물리학자인 마틴 엘비스에 따르면 '만약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스타십(Starship)에 탑재되었었다면 거울면을 접는 기술적인 고민은 필요가 없었어도 되었을 것이다.'고 말했는데요, 그만큼 우주 관련 연구자들에게 스타십은 이상적인 발사체가 되어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주에 관심이 많은 민간인들에게도 스타십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년에 예정되어있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민간인을 태우고 달에 여행을 가는 '디어문 프로젝트'에, 바로 이 스타십 발사 시스템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서현아 앵커
디어문 프로젝트'에도 사용된다니, 그 의미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스타십' 발사의 목적은 무엇이었습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이번 발사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설계된 스타십이, 정말로 문제없이 발사될 수 있는 것인지를 검증하는 또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줄 것인지에 관한 테스트베드라는 측면에서 그 목적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여러 로켓 공학자들로부터 제기된 의문들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인지, 정말 스타십은 이론상의 거대한 페이로드인 100톤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지 등과 같은 점들을 이번 발사 실험을 통해 단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만큼 이번 중요한 시험이었던 건데, 일단 발사 직후 폭발을 했습니다. 당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저도 폭발 라이브를 약 2주 전의 생중계로 봤습니다만, 처음에 로켓이 폭발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아찔했습니다.
이 로켓이 단순히 과학 위성 탑재를 위한 로켓이라면 비용의 소모로 끝날 문제인 것이, 디어문 프로젝트 등의 실제 유인 우주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보니 너무나 무서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폭발이 생중계된 순간 관중들은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을 뿐만 아니라, 관제실의 일론 머스크 또한 여유로운 미소를 보여주는 등 실패라고 여기기엔 아주 여유로운 현장의 모습을 유튜브 중계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스타십은 비록 폭발했지만 스페이스X는 이번 발사를 성공으로 봤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지금까지 발표된 스타십 우주발사체 관련 내용들은 몇몇 우주발사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다소 비현실적인 발사계획이다'와 같은 비관적인 견해들을 들어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이유들 중 하나가 로켓 발사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으로 꼽히는 맥스큐(Max-q), 즉 대기권에서 비행하는 발사체가 겪는 최대 압력점을 스타십이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는데요.
바로 이 지점을 이번 발사실험에서 돌파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만약 로켓의 설계 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로켓은 맥스큐(Max-q)에서 파괴되었을 것이지만, 이 지점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는 것으로 볼 때 로켓의 설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입증된 것이죠.
물론 폭발하지 않았다면 더욱더 성공적이었겠지만 맥스큐(Max-q)를 통과하였고, 왜 폭발했는가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측면을 부각하여 성공으로 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폭발의 원인은 밝혀졌을까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금번 발사에서는 스타십 로켓을 구성하는 1단의 33개 엔진들 중 3개가 이륙할 때 점화가 되지 않았었고, 2분이 지난 시점에서는 약 3개의 엔진이 추가적으로 작동을 멈췄습니다.
결국 4분이 지난 시점에서 로켓은 수퍼헤비 1단부와 스타십 2단부의 분리에 실패했고, 결국 동역학 안정성을 이겨내지 못하는 바람에 상공에서 폭발했습니다.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일은 공학 기술들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발사에 실패한 요인에 대한 데이터의 집중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한편으로는 폭발 잔해가 어떻게 수거될지도 궁금합니다.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잔해에 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타십 발사에 앞서 일부의 전문가들은 스타십 발사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의 전면적 환경영향 평가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미연방항공국에 따르면 '발사 지역 주변 거주민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련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었는데, 초기 예상과는 다르게 스타십의 폭발로 인해 '로켓 먼지', 또는 '콘크리프 비'로 뒤덮인 차량과 벤치들의 사진이 빠르게 SNS 등을 타고 확산되면서 해당 논란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의 아레드 모고리스 소속 변호사는 '우주 탐사나 스페이스X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와 함께 '우주 개발을 위해 지역사회 및 서식지와 종들을 기꺼이 희생해서는 안 된다.'라는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폭발의 영향력을 놓고도 계속 조사가 이뤄져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스타십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스타십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주 운송 산업을 위한 일보 전진이라는 데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우주발사체는 유인 우주 탐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순수한 과학 연구 등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에 관한 제반 사항은 연구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사람을 다양한 행성으로 실어 나를 실질적인 우주선이, 바로 스타십인 것이며, 이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스타십의 성과가 더욱 중요하게 와 닿는 듯 합니다.
200kW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 전지판을 갖출 예정이며, 화성을 기준으로 도착하는 데 약 80일에서 150일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에 객실, 식당은 물론 영화 관람 장비 등 편의시설 또한 탑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과학위성이나 일론머스크의 스타링크 등 대량, 또는 대형의 탑재체가 필요한 과학위성 연구 사업에도 스타십 발사 시스템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로켓 기술의 궁극적인 도착점은 SSTO, 즉 로켓 한 대를 가지고 모든 것을 이행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스타십의 2단은 SSTO식의 운용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될 경우에는 페이로드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고 엔진 수명이 크게 감소 할 수 있어서, 수퍼 헤비 1단 로켓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죠.
궁극의 로켓 기술과 별도로 스타십의 궁극적인 목표는 본격적인 민간 우주 운송 시스템의 확립으로서, 자유롭게 달과 화성 등을 이동할 수 있는 우주 길의 개척으로 여겨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주 개척의 시대라는 말이 실감 납니다.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한 나라가 주도해야 할 정도로 막대한 예산과 계획이 필요한 우주개발 사업을 사실상 민간 우주기업이 가능하도록 만든 데에는 스페이스X의 그간의 집요한 저력과 기술 축적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고 꿋꿋이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집요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도한 스타십과 같은 대형 발사체가 탄생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들이 다 비관적으로 보고 실패할 거라고 단정 지었던 초기 발사체 개발의 세 번에 걸친 뼈 아픈 실패, 그리고 이를 딛고 일어나 끝끝내 성공시킨 스페이스X 최초 발사체인 팰컨 1의 성공에 있을 것입니다.
미 항공 우주국의 국장인 빌 넬슨은 그의 SNS 계정을 통해 '역사상 모든 위대한 업적은 어느 정도 계산된 위험을 수반한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죠.
이와 같은 맥락을 계속해서 지켜본 우리들이기에, 무모해 보이지만 늘 성공해 내는 일론 머스크의 저력에 다시 한번 기대감을 가져 볼 수 있는 듯합니다.
서현아 앵커
안전한 방식을 고수하기보단,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최고에 도전하겠다는 게 스페이스X의 여정이었는데요.
우주를 향한 도전이 우리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도 기대가 되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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