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한미회담’ 뒷이야기 “아메리칸 파이, 부르다 보니 가사 생각나”
“처음엔 대통령이라는 ‘스타성’ 어색하더라”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일 한미 정상회담 후 만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즉석에서 부른 ‘아메리칸 파이’에 대해 “옛날에 많이 불렀던 것이라 (가사가) 생각이 나더라”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계기로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 ‘파인그라스’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전후 사정을 직접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미국 의전 측이 나와 우리 집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몇 개 알려주면 만찬장이나 끝나고 공연하는데 들려준다고 해서 돈 맥클린의 곡 세 개를 주고 그중 아무것이나 하면 좋고, 안 되면 로보의 곡 정도를 알려줬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전달한 로보의 곡은 ‘I’d love you to want me‘와 ’We’ll be one by two today‘였다고 한다. 이 중에서 ’We’ll be one by two today‘는 한미동맹을 함께 간다는 뜻이 있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돈 맥클린이 호주 공연 중이어서 못 온다고 하더라”라며 “그런데 뮤지컬 가수가 3명이 왔다”며 팬텀 오브 오페라, 지킬 앤 하이드 가수와 미스 사이공의 ‘레아 살롱가’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레아 살롱가가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잘 아니까 초대받은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이 분들이 노래를 하더라”라며 “(뮤지컬 가수) 셋이서 노래를 한 후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 1절을 부르더라”라며 “갑자기 바이든 대통령이 무대 위로 내게 올라와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질 바이든 여사가 손을 잡고 올리고, 내가 약간 당황스럽고, 집사람도 옆에 앉아있었는데 보니까 가라고 해서 올라갔더니 바이든 대통령이 ‘I want you to sing American Pie’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순간 가사가 생각이 나지 않았으나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나 전날 친교 행사를 굉장히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안 한다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앞에 1절 한 소절을 그냥, 그런데 부르니까 또 생각이 나더라”라며 “만약 가사가 생각이 안 났으면 아주 망신당할 뻔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방미 첫 일정으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넷플릭스 임원을 만난 후 향후 4년간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K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넷플릭스의 투자결정을 받아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은 “K-콘텐츠가 세계적인 매력을 끄는데 정부가 해준 게 없다”며 “다만 우리는 규제 때문에 못 하겠다고 하면 문화는 싱글 마켓으로 가는 것이 맞기 때문에 풀어주겠다는 거고. 투자하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내가 테드 회장에게 ‘한국에 투자하면 되지 몇 년 동안 얼마 하겠다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다”며 “한국의 히스토리가 아주 매력적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밤에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옛날에는 할리우드 콘텐츠가 많았다”며 “지금은 저개발국가에 가도 휴대폰이 다 있고 넷플릭스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사람들한테 매력이 있으려면 한국이 딱 맞는다는 것”이라며 “옛날에 못살았다가 지금 잘살아서 콘텐츠도 다양하고, 못 사는 나라에서 봐도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2019년도에 ‘기생충’을 보고 ‘엽기적인데 이런 것을 보자고 하느냐’했는데 오스카상을 몇 달 후에 받더라”며 “그때는 이해를 못 했는데 이번에 테드 회장과 얘기하면서 깨달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생충에는 못사는 사람, 잘사는 사람 다 있다”며 “비가 오면 자기 집안으로 물이 들어와서 우리 옛날 7~80년대에 신림동 친구 집에 가서 물 퍼다 나르고. 지금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숫자가 많은 것”이라며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스토리가 폭이 넓다는 얘기”라며 “물론 우리가 잘 만드는 센스와 능력도 있지만, 한국 사람들의 일상의 스토리가 굉장히 버전이 넓다는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스토리를 가지고 만들어내면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많이 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에게 ‘대구에서 시구할 때 공을 잘 던진다는 평가도 있었고, 만찬 노래도 다들 놀랐다. 의회 연설도 놀라는 분들이 많았는데 스타덤이 생긴 것 같은가. 스타덤을 실감하고 계시나’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스타라는 것이 다른 게 뭐 있겠나.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지는 인지도”라며 “대통령이라는 직업 자체가 스포츠 스타나 문화예술계 스타처럼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더 잘할 수 있겠지만 모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저도 시작할 때는 대통령이라고 하는 스타성이 있는 일이 약간 어색하더라”라며 “1년 지나면서 좀 익숙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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