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싫으냐" 말하면 괴롭힘?‥'직장 내 갑질'의 경계는?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게 4년 전입니다.
그 뒤 현장에선 경각심이 꽤 높아졌지만, 아직도 적잖은 직장인들이 조직 내 갈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최근엔 같은 사안을 놓고도 세대나 조직별로 다른 시각을 보이기도 합니다.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회 앞에서 커다란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정의당 당직자 이 모 씨.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채용한 정의당 국회의원실에 항의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2년 전, 당 소속 어느 기초의원에게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일하기 싫어서 그러느냐?",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느냐?", "내 말 무시하는 거냐?"고 하는 등 반복적으로 조롱과 비아냥 섞인 말을 들었다는 겁니다.
[이 모 씨/피해자] "말투도 그렇고 언성도 그렇고 대단히 불쾌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임한 거죠. 자기는 높은 지위에 있고 당신은 당직자니까… 그냥 해내 놓으면 되는거지…"
이 씨의 신고로 조사에 착수한 정의당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이 씨와의 약속대로 당시 해당 의원이 맡고 있던 당직을 내려놓게 했습니다.
하지만 정의당은 해당 의원을 다시 이은주 원내대표 비서실장으로 채용했습니다.
이 씨는 반발하며 가해자에 대한 징계 재심사를 요구했습니다.
[이 모 씨/피해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사람들도 스스로 그런 선택을 할 만큼 사건들도 많은데, 굉장히 힘들다‥정의당 의원님이신데 더군다나 환노위 위원님이신데 가해자를 채용하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정의당 측은 당이 위기라 경험 있는 사람을 다시 채용한 거라고 해명했고, 해당의원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당의 감수성이 무뎌졌다고 비판합니다.
지속적인 폭언이나 욕설, 모욕적 언사가 아니더라도, 이른바 '갑질'로 판단되는 기준은 뭘까.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립니다.
[최혜민/30대] "피해자가 말로 기분이 나쁜 거나 행동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불쾌함을 느끼면, 그거는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세대 간의 인식도 차이를 보입니다.
[정미정/30대] "조금 그러면 '이거 직장 내 괴롭힘이야 신고해야지' 이런 식으로 나와버리니까. 좀 업무 지시를 내릴 때도 조심스럽게…"
[유형창/50대] "그때(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어떻게 보면 그거 가지고 과연 괴롭힘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은… 사람들이 조금 문화나 어떤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 당사자들간의 직장내 관계나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혜인/노무사] "고성이나 욕설이나 이런 게 섞이지 않았어도, 어떤 권력관계의 차이 때문에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훨씬 더 무섭게 받아들여지고 그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이기 때문에…"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 강종수 임지수 / 영상편집 : 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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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승우 강종수 임지수 / 영상편집 : 정선우
백승우 기자(100@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9967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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