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진술 신빙성 공격받자 흥분 "정진상씨, 이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이정원 2023. 5. 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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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으로부터 진술 신빙성을 공격받자 "모욕 대신 질문을 해달라"며 극도로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본부장이 이날 건강 악화를 호소함에 따라 재판부는 예정된 신문이 끝나기 전에 재판을 마쳤다.

정 전 실장 측은 그러나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뇌물 전달 관련 진술이 숱하게 번복됐다며 유 전 본부장의 진술 신빙성을 집중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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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설명 듣고 아파트 관련 진술 번복했나" 질문에
유동규 "질문 아니라 인격모독" 정진상 향해 고성도
울먹이며 건강 악화 호소하기도… 재판 일찍 종료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으로부터 진술 신빙성을 공격받자 "모욕 대신 질문을 해달라"며 극도로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본부장이 이날 건강 악화를 호소함에 따라 재판부는 예정된 신문이 끝나기 전에 재판을 마쳤다.

유 전 본부장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 공판에 출석해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정 전 실장과 민간업자들의 관계에 대해 증언했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일당에 대한 사업 특혜 제공 대가로 천화동인 1호 지분 428억 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유 전 본부장에게 2억4,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다. 지난달 21일 보석으로 풀려난 정 전 실장은 5개월 만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참석했다.

검찰이 이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약속한 사업 수익 지분 내용을 정 전 실장 등에게 전달했는지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가 차명으로 받을 사람이 있냐고 해서 정 전 실장에게 물었고, 정 전 실장은 '없다'고 했다"며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우리 지분에 대해 얘기하니 특히 김용이 아주 좋아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를 공사에 채용시켜 달라고 부탁받고 정 전 실장에게 이력서까지 가져가서 보고했다"며 정 전 실장을 통해 민간업자들 요구를 반영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그러나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뇌물 전달 관련 진술이 숱하게 번복됐다며 유 전 본부장의 진술 신빙성을 집중 공격했다. 정 전 실장 변호인은 "비닐봉지에 5,000만 원을 넣어 전달했다는 정 전 실장 아파트가 계단식이라고 진술했다가, 검사 설명을 듣고 복도식이라고 번복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 집에 자주 가봤고, 계단을 올라갔던 기억 때문에 혼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변호사님은 3주 전 주말에 뭘 드셨냐, 4주 전 주말에 드신 건 기억나냐"고 따져 묻다가 판사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정 전 실장 변호인이 "거짓말이 탄로 나고 5,000만 원 뇌물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진술을 번복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유 전 본부장은 "그건 모독이다. 왜 모욕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가 흥분한 유 전 본부장을 진정시키고자 했으나, 유 전 본부장은 "아무리 정치판에 계신 분들이라고 해도 이러면 안 된다"며 급기야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정 전 실장을 향해 "정진상씨, 이렇게 해서 되겠어요?"라며 고성을 질렀다. 재판부는 상황을 중재한 뒤 "인신공격이나 자극적인 질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전 실장 측이 이어진 신문에서 "돈을 담아 줬다는 비닐봉지도 처음엔 검은색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왜 기억하지 못하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착잡한 듯 한동안 답변을 이어가지 못했다. 재판부가 상태를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마음이 아파서 그렇다"며 울먹였다. 휴식 시간을 가진 유 전 본부장이 건강 악화를 호소하면서 이날 재판은 예정보다 일찍 종료됐다.

이정원 기자 hanak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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