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완, 백상 '조연상'의 가치 [MD칼럼]
[이승록의 나침반]
배우 박세완이 받은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조연상은 그동안 박세완의 선택과 노력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세상의 인정(認定)과도 같다.
2016년 드라마스페셜 '빨간 선생님'으로 데뷔한 박세완은 묵묵히 성실하게 연기하는 배우다. 지금껏 박세완이 어떤 작품, 어떤 역할을 거쳐왔는지 훑어보면 그가 배우로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노력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자체발광 오피스'의 작은 역할이었던 이꽃비를 비롯해 드라마 '학교 2017', '로봇이 아니야', '같이 살래요', '땐뽀걸즈', '두 번은 없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최종병기 앨리스', 영화 '오목소녀', '인생은 아름다워' 그리고 백상 트로피를 안겨준 '육사오'까지, 박세완은 하나의 장르나 역할에 머물지 않았다.
호흡 긴 주말극만 두 편을 찍었는데, 한 편은 부잣집 딸이었고, 한 편은 남편과 사별한 가난한 싱글맘이었다. 댄스스포츠를 사랑하게 된 여고생, 인간 병기로 길러진 킬러, 대남방송을 담당하는 북한군도 모두 박세완이 해낸 역할들이다. 박세완이 단지 연예인으로서 화려한 인기만 좇았다면, 이렇게 할 순 없었을 것이다.
정작 박세완이 배우로서 무엇을 추구하는지는 백상예술대상 수상 소감에서 알 수 있다. 조연상 트로피를 받고 눈물 쏟은 박세완은 "연기할 때 어렵고 힘들 때도 많지만, 가장 행복합니다"라며 "앞으로도 행복하게, 치열하게 노력하는 그런 배우가 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어떠한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길을 착실하게 걸어가는 건 누구에게나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 길이 옳은지, 그 해답은 종국(終局)에 다다랐을 때에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가 되는 것보다, 인기와 부로 둘러싸인 화려한 연예인이 되는 게 더 쉬운 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의 길을 걷고, 더 나은 배우로 성실히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 지금 배우 박세완이 하고 있는 일이다.
백상예술대상 조연상 트로피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박세완을 향한 격려다. '흔들리지 말라'는 대중의 조언이고, '잘하고 있다'는 세상의 응원이다.
가장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더라도, 대중과 세상은 안다.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배우,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는 배우의 연기는 색깔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 세상은 박세완이 궁극에는 어떤 배우에 다다르게 될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 박세완이 수상 소감에서 우리에게 당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치열하게 노력하는 그런 배우가 되겠습니다. 배우 박세완입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영화 '육사오' 스틸, 팬엔터테인먼트, 왓챠 제공, JT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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