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짜리 가드레일 왜 설치?…입구 막아놓고 "비용 부담해라"

2023. 5. 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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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5년 동안 매일 같이 이용했던 출입구가 갑자기 막혀 있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공공기관에서 가드레일 공사를 하고 나서 말이죠. 민원인이 농사를 지어야 하니 입구를 내달라고 하니 공공기관에서 비용을 부담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더 황당한 건 가드레일을 새로 설치한 구간은 현재 도로 확장 중이어서 1년도 안 돼 철거해야 합니다. 장진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약초 농사를 짓는 박선관 씨는 산을 찾았다 깜짝 놀랐습니다.

5년 넘게 이용하던 산 출입로에 가드레일이 쳐진 겁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가드레일로 막아 놓다 보니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큰길에 차를 주차해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박선관 / 강원 화천군 - "2월부터 거름도 주고 해야 했는데 못 주는 상태예요. 이렇게 차를 세우고 하면 사고 확률도 있고…."

박 씨가 출입구를 만들어 달라고 강원도 도로관리사업소에 민원을 냈더니 비용을 부담하라고 했습니다.

▶ 인터뷰 : 박선관 / 강원 화천군 - "측량도 다시 해야 할 것이고 측량을 요구했으니까 하면 기간도 상당히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잖아요."

가드레일을 교체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도 없었습니다.

국도 5호선 화천 원천리 1km 구간에 새 가드레일이 설치된 건 지난해 11월쯤.

공사에만 1억 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구간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라, 1년도 안 돼 가드레일을 다시 떼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예산 낭비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도로확장공사를 시행하는 상급기관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도 가드레일 교체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 - "가드레일을 설치하려면 협의를 해야 되죠. 공사 중인 것을 알기 때문에. 협의는 없었다고 하네요."

취재가 시작되자 도로관리사업소는 진입로 부분 철거를 시공사에 요청했고 비용은 시공사에서 부담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도로 관리 기관 간 불통 행정 때문에 혈세만 낭비하고 애꿎은 주민만 피해를 보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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