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이면 군침 도는데”...한국인 사랑 한몸에 받는 이 기업 미래는 [월가월부]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5. 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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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하 정책 발표 테슬라
올해 고점 대비 24% 떨어져
서학개미, 저가매수 움직임
월가 거품론 뚫은 엔비디아
반도체 업황 회복 기미에 쑥
엔비디아 [사진=연합뉴스]
올해 AI 열풍의 수혜주로 주목받은 미국의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주가가 4월 들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엔비디아는 ‘거품론’을 뚫고 고공행진하며 올해 들어서만 2배 올랐다. 반면, 전기차 테슬라는 올 들어 2배 가까이 무섭게 올랐다가 공격적인 가격인하 정책에 수익성 우려가 커지면서 주춤한 상태다.

서학개미들은 4월 한 달 동안 엔비디아를 2억 달러(약 2700억원) 순매도하며 차익실현하고 있고, 테슬라는 2억 달러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거래일보다 4.2% 급등한 289.10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3개월래 최고치다. 연초 143.13 달러였던 주가가 올해 꾸준히 올라 딱 2배가 된 것이다. 작년 10월 저점(112.22 달러)과 비교하면 2.6배가 된 셈이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순위가 연초 미국 내 13위였으나 현재 6위까지 올라왔다. 이같은 추세라면 5위 버크셔 해서웨이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날 엔비디아가 급등한 것은 다른 반도체 업체인 온세미컨덕터의 분기 실적 전망이 월가의 예상을 상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결산 기준이 1월이라 다음 실적은 5월 24일에 나온다.

산업·차량용 전력 반도체를 만드는 온세미컨덕터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증가한 19억 6000만 달러(약 2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 평균치인 19억 2000만 달러를 4000만달러 정도 웃도는 기록이다. 이 같은 깜짝 실적에 온세미컨덕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9% 급등한 78.33달러로 마감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념을 처음 만든 엔비디아가 연초 AI 열풍에 힘입어 지금껏 올랐다면 앞으로 반도체 업황의 저점 확인 후 반등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 AI와 반도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AI 열풍은 AI 인프라를 형성하는 반도체 업계에 큰 호재다.

한때 ‘거품론’을 제기했던 월가는 실수를 인정한 뒤 엔비디아를 추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HSBC의 프랭크 리 애널리스트는 “당초 우리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둔화 등에 너무 집중하고 있었다”며 “AI 칩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우리를 놀라게 했으며, 엔비디아에 항복을 선언한다. AI 칩에 대한 엔비디아의 놀라운 가격 경쟁력은 아직 주가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금융분석업체 팁랭크스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 38명은 향후 12개월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현 주가와 비슷한 287달러로 제시했지만 38명 가운데 30명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국내 서학개미들은 차익실현을 위해 최근 3개월 연달아 엔비디아 매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1억6000만 달러를 순매도했고, 3월 2억 달러 순매도, 4월 1억90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3월 매수액은 3억 달러였으나 매도액이 5억 달러에 달했다. 4월에는 매수액 1억6000만 달러, 매도액 3억5000만 달러로 주춤하며 관망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 주가는 4월 들어 빠졌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108.1달러 였으나 지난 2월 214.24 달러까지 약 2배 올랐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161.83달러로 올해 고점(214.24 달러) 대비 24%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19일(현지시간) 테슬라가 1분기 실적 발표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한 데 이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박리다매‘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히자 하루만에 주가가 9.8% 급락했다. 차량 가격 인하로 수익성 충격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 늘었으나, 순익은 24% 줄었다. 테슬라의 차별점이었던 영업이익률은 11.4%로, 직전 분기(16.0%)보다 4.6%포인트, 작년 동기(19.2%)보다는 7.8%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고, JP모건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에 해당하는 ’비중 축소‘로 제시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적은 생량으로 높은 마진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판매대수 확대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향후 주가상승을 위해 수익성의 추가 하락없이 판매대수 증가가 확인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차량 가격 인하로 인한 수익성 충격이 크겠지만 하반기는 기술적 성과 공개를 기반으로 한 중장기적 사업 목표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사이버 트럭과 4680 배터리를, 4분기 도조(Dojo)라는 슈퍼컴퓨터를 공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서학개미들은 발빠르게 테슬라 저가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1억8000만 달러를 순매도했으나 3월 8000만 달러 순매수하고, 지난달 2억4000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특히 테슬라 실적 발표 후 지난 한 주간(4월 24~28일) 집중적으로 1억8000만 달러(약 2400억원)를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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