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첫 회의…공익위원 공정성 두고 또 충돌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애초 첫 회의는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대노총 조합원들이 회의장에서 최임위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친 것을 두고 노동계와 공익위원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시작도 못 했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도 노동계는 권 교수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권 교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노동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최임위는 사회적 대화 기구다. 노사 간의 입장 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이를 중재하고 조율하는 역할은 공익위원들의 역할이자 의무”라며 “공익위원 자리에 있는 분들은 누구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최저임금 제도 취지에 맞게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이 확실히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달 18일 회의 무산에 대한 박준식 최임위원장의 사과와 권 교수 사퇴를 요구했다. 박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노동시장 개편 밑그림을 그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좌장을 지내면서 주 69시간 개악안을 만들고 윤석열 정부를 대변하는 권 교수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사퇴는 있을 수 없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공익위원 간사로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퇴를 요구하는 건 최임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최임위원장도 “(지난달 18일 회의 무산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최임위는 회의 뒤 보도자료를 내고 “비혼 단신 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 임금실태 등 분석, 최저임금 적용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 등 심의기초자료를 전문위원회에 심사 회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임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부위원장을 선출했고 노·사·공익으로부터 추천받은 운영위원을 지명하였으며, 다음 전원회의 일정과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사업장 방문일정 등을 논의했다”고 했다.
부위원장에는 하헌제 최임위 상임위원이, 운영위원에는 류기섭·박희은 노동자위원, 류기정·이명로 사용자위원, 권순원 공익위원이 선출됐다.
제2차 전원회의는 오는 25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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