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26억원짜리 정부사업 탈락…"회계자료 미제출 탓"

고용노동부 직원들이 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서 회계서류 비치·보존 여부 관련 현장조사를 위해 한국노총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회계서류 비치·보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양대 노총과 그 산하 노조 등 42개 노동조합에 대해 이날부터 2주간 현장 행정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노총이 26억원 규모의 국고보조금 지원사업 심사에서 탈락했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28일 한국노총에 보낸 공문에서 "노동단체 지원사업 보조금 신청에 대한 심사 결과 지원대상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았다"라고 통보했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매년 지원사업을 통해 26억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아왔다.

한국노총이 심사에서 탈락한 이유는 노동부의 회계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노동부는 '2023년 노동단체 지원 사업 개편 방안'을 확정하면서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노조를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심사에서 재정과 관련한 서류 비치·보존 등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노조를 제외했다"면서 "이달 중순 이후 추가 공모를 할 예정이며, 심사에서 제외된 단체도 그동안 법적 의무를 다하면 참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노조를 돈으로 길들이려는 치졸한 수작"이라며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이미 외부 회계감사를 연 2회 받고 있다"면서 "예결산서는 10년치를 비치·보관하고 있으며 조합원이라면 일정한 절차를 통해 열람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고보조금을 법률상담과 구조사업에 사용해왔다"면서 "사업과 무관한 조합비 관련 보고 불이행을 이유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상담소 노동자의 고용을 위태롭게 하고 법률 취약 노동자의 법률구조 서비스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