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0곳 중 7곳 ‘역전세’…“보증금 반환 막막”
[KBS 부산] [앵커]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 거래량이 뚝 끊긴 데다, 전셋값까지 크게 떨어져 '역전세난'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이나 받아야 하는 세입자 모두 불안해하고 있는데요.
하반기부터는 역전세난이 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선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아파트.
84제곱미터 기준으로 2년 전, 5억 원 하던 전셋값이 최근 2억 6천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새 세입자가 나타나도 지금 세입자에게 2억 원이 넘는 돈을 더 구해서 줘야 하는 상황.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는 집주인도 있습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전셋값이 떨어진 만큼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거꾸로 월 임차료를 주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제승욱/공인중개사 : "2억 얼마를 다 못내 주니까 차라리 그 금액 만큼 월세로 환산해서 60만 원, 70만 원 다달이 주겠다, 2년 더 살아달라, 2년 뒤에는 내가 어떻게든 보증금을 돌려주겠다. 이런 어떤 이상한 계약이…."]
올 1분기 부산지역 아파트 전세 거래 중 69%가 이처럼 2년 전보다 가격이 내린 '역전세'거래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역전세 현상은 하반기부터 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전셋값이 폭등한 지난 2021년 6월 이후에 거래한 전세 물건 만기가 곧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집주인은 보증금 마련이 막막하고, 세입자는 혹시나 보증금을 받지 못할까, 모두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전세 사기 표적이 된 빌라나 오피스텔의 상황은 더합니다.
[강정규/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 : "빌라와 오피스텔 같은 주택가격 중심으로 하락폭 컸던 이런 주택 유형의 경우에는 역전세난이 조금 더 심화되면서 전세사기와 같은 무주택자들이 주거에 대한 어려움을 보이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세 보증금 보호를 위한 각종 법적 조치나 제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주택시장 침체나 금리 인상 기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올 하반기 이후에도 전세 관련 문제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KBS 뉴스 박선자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
박선자 기자 (psj3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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