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탄신일’ 대체공휴일 지정에 “신조어냐?” 시끌…알고 보니 공식 명칭
“기독탄신일은 신조어인가?”
기독탄신일(성탄절)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됐다는 2일 언론 보도에 이런 의문을 담은 댓글이 쏟아졌다. 성탄절의 공식 명칭이 ‘기독탄신일’인 점이 잘 알려지지 않아 일어난 해프닝이었는데, 일부 언론은 부리나케 기사 제목과 내용을 알기 쉬운 ‘성탄절’로 바꿨다.
2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대통령령)이 통과되어 부처님오신날과 기독탄신일(성탄절)에도 대체공휴일이 확대되어 적용된다. 개정 법령은 윤 대통령이 재가한 후 이번 주 안에 관보에 게재되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토요일인 양력 5월 27일로, 29일 하루 대체휴일이 주어졌다. 이로써 사흘(5월27~29일) 연휴가 가능해졌다.
사흘 연휴라는 기쁜 소식에 ‘기독탄신일’이라는 용어를 두고 때아닌 댓글 세례가 쏟아졌다. 기독탄신일이라는 용어를 몰랐던 일부 네티즌들이 “기독탄신일은 신조어냐”라며 의문을 표했다. 예전부터 쓰이던 용어라 알고 있던 이들도 있었지만, ‘기독탄신일’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관련 기사에는 댓글이 500여개가 달렸다.
‘기독탄신일’은 정부가 12월 25일(성탄절)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명칭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선 다음 해인 1949년 6월 4일에 대통령령에 따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기독탄생일’로 제정됐으며, 1975년에 기독탄신일로 명칭이 변경됐다.
인사혁신처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도 12월 25일(성탄절)을 ‘기독탄신일’로, 음력 4월 8일은 ‘부처님 오신날’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기독탄신일이라는 용어가 현재 잘 쓰이지 않는 탓에 ‘신조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이라는 명칭도 사연(?)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과거 음력 4월 8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석가탄신일’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했는데, 불교계는 이에 반발해 ‘부처님오신날’ 용어 사용을 요구해왔다. 이에 정부는 2018년부터 공식 명칭을 ‘석가탄신일’에서 ‘부처님오신날’로 변경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에 ‘석가탄신일’처럼 ‘기독탄신일’이라는 생소한 용어 대신 공식 명칭을 ‘성탄절’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심심한 사과’ ‘떡을 치다’ 문장도 오해…문해력 논란 일기도
지난해 8월, ‘심심한 사과’라는 문장이 문해력 저하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웹툰 작가 사인회가 예정됐던 서울의 한 카페 측이 사과문에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발단이었다. 일부 네티즌이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의 심심하다를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의미로 잘못 받아들여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이어 지난달에는 트위터에서 ‘이 정도면 떡을 친다’고 언급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사연도 전해졌다. 이는 ‘양이나 정도가 충분하다’는 뜻을 지닌 관용구인데, ‘남녀가 성교하는 모습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잘못 이해해 민망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지난 1월에는 레퍼 노엘(본명 장용준)이 새로 발표한 노래에서 “하루 이틀 삼일 사흘”이라는 가사를 썼다가 ‘하루 이틀 사흘 나흘’이 올바른 표현이라 지적을 받았고, 이외에도 ‘금일(今日, 지금 지나가고 있는 이날)’을 금요일로, ‘고지식’을 높은(高) 지식으로 잘못 이해했다는 사연도 잇따라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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