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물’ 제작진 “성착취에 눈 감아” 비판에 “서운하다” 항변

남지은 2023. 5. 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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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전에는 남녀별, 세대별 의견이 다를 수는 있겠다 생각했는데, 공개하고 보니 성에 대한 태도가 완고한가, 좀 더 열려 있는가 하는 지점이 생각보다 다양하다고 느꼈다."

이에 대해 정 피디는 "일본에서 엄청난 산업인 에이브이 분야를 안 다룰 수 없었다. 예능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있다 보니 인물 한명 한명에 초점을 맞춰 인터뷰로 구성했다. 배우들을 미리 재단하지 않고 일에 대한 태도, 소신 등을 대중한테 무겁지 않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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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민·김인식 피디 인터뷰
지난 25일 일본편 공개 뒤 여론 부글
신동엽 ‘동물 농장’ 하차 요구도
‘성+인물’. 넷플릭스 제공

“공개 전에는 남녀별, 세대별 의견이 다를 수는 있겠다 생각했는데, 공개하고 보니 성에 대한 태도가 완고한가, 좀 더 열려 있는가 하는 지점이 생각보다 다양하다고 느꼈다.”

넷플릭스 예능 <성+인물>을 만든 정효민·김인식 피디는 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시청자들이 진행자 신동엽을 향해 <동물농장> 등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라고 요구하는 등 파장이 번지고 있는데, 정작 제작진은 성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갖고 있는 일부의 항의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했다.

<성+인물>은 지난달 25일 ‘일본편’을 내보낸 뒤 일본 에이브이(AV, 실제 성행위 장면이 포함된 성인 영상물)와 호스트바 관련 산업을 미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성을 개방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옹호도 없지 않다. 현재 온라인상에서 <성+인물>에 대해서는 대체로 남녀로 편이 갈려 댓글 공방이 오가고 있다.

에이브이와 호스트바는 성착취 관련 이슈로 일본에서도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제작진이 이러한 여론을 고려해 연출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정 피디는 “일본에서 엄청난 산업인 에이브이 분야를 안 다룰 수 없었다. 예능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있다 보니 인물 한명 한명에 초점을 맞춰 인터뷰로 구성했다. 배우들을 미리 재단하지 않고 일에 대한 태도, 소신 등을 대중한테 무겁지 않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브이 산업의 부정적인 부분을 다루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배우의) 부모가 반대했다는 내용, (배우가) 아이한테 직업을 말하지 못했다는 내용 등 ‘암’을 완전히 배제하고 ‘명’만 다뤘다는 평가는 서운하다”고 항변했다.

‘성+인물’ 정효민 피디. 넷플릭스 제공

특히 배우들의 주장대로 에이브이 촬영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고는 해도, 대다수 에이브이는 내용 자체가 여성의 성을 착취하는 데 맞춰져 있다. 또 여전히 많은 출연자들이 계약 조건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속아서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정 피디는 “‘에이브이는 착취다’라고만 얘기한다면, 전세계에서 어떻게 합법화를 했겠나. 만들고 있는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인터뷰는 제작진과 기자 10여명의 토론회를 연상케 했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제작진은 성을 다루고 에이브이 배우를 출연시켰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예능의 취지로 다 담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김인식 피디) “비난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 대만편까지) 프로그램을 다 보고 나면 어떤 맥락으로 방송을 구성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식의 얘기를 반복했다.

<성+인물>은 성을 다루고 에이브이 배우가 등장해서가 아니라 관련한 문제점을 방송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아서 문제라는 지적을 받는다.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오티티와 <마녀사냥>을 만든 제작진, 진행자에 대한 문제 제기도 사회적 책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 피디는 “신동엽씨가 이 문제로 <동물농장>을 하차해야 한다는 논란은 예상하지 않았다. 불똥이 튀는 건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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