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한 줄 알았는데...대형건설사, 부채는 시한폭탄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5. 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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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일부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적인 주택사업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쪼그라들고 부채비율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잠정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상장 건설사 가운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상승한 곳은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삼성엔지니어링 등으로 확인됐다. 반면 DL이앤씨, 대우건설 등은 전년 동기보다 하락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국내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해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영향을 덜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영업이익이 2254억원으로 같은 기간 29.2% 증대됐다. 멕시코,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 수행한 프로젝트가 실적 신장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도 17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다.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속도를 내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이익 501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광주시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건을 수습하면서 발생한 적자를 만회한 것이다.

아울러 GS건설의 영업이익도 159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년 동기에 비해 3.9% 신장했다. 신사업 관련 매출이 확대된 결과다. GS건설의 신사업 부문 매출 총 이익률은 1년 만에 16.0%에서 23.5%로 뛰었다.

반면 실적 부진을 겪은 건설사들은 분양물량이 축소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DL이앤씨도 높아진 원가율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902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8.3% 줄었다.

채무 늘고 유동성 막혀...호실적에도 못 웃는 건설사들
부동산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건설업계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GS건설로 파악됐다. 올해 1분기 236.8%까지 치솟으면서 최근 3개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건설사는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설 경우 재무적으로 위험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은 부채비율이 지난해 1분기 73%에서 올해 1분기 81%로 올랐다. 같은 기간 DL이앤씨(89%→92%)와 현대건설(110.7%→114.9%)도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184.5%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1%p 줄어들면서 한숨 돌렸다.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보증잔액이 늘어난 점은 부담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우발 채무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 사업 부문에서의 이익 창출 등으로 부채비율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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