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돈이면 그래도 그랜저”…잇단결함에도 ‘넘사벽’ 1위, 또 성공신화 [카슐랭]
성공 이미지에 판매도 성공
후광·확증편향 효과도 한몫
품질관리 못하면 진짜 위기
2일 매경닷컴이 국산차 브랜드들이 발표한 4월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디 올뉴 그랜저(9997대)가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1만916대)보다는 8.4% 감소했지만 1만대에 육박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경쟁차종인 기아 K8(4011대)보다 2배 이상 많이 판매됐다.
2~4위는 기아 차종으로 쏘렌토(6835대), 카니발(6481대), 스포티지(6282대) 순이다. 5위는 현대차 아반떼(5278대)다.
누적 판매대수로 3만대가 넘는 승용차는 그랜저가 유일하다. 2위와는 2~3개월 판매대수에 해당하는 1만3000대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해 6년 연속 판매 1위 대기록을 앞둔 그랜저에 일격을 가했던 쏘렌토는 1만6000대 이상 적게 판매됐다.
지난 11월 출시 당시부터 비싼 가격 논란, 출시 이후에는 대부분 신차가 겪기는 하지만 좀 더 심한 초기 품질 논란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벌써 10건이 넘는 무상수리와 리콜로 품질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우선 시작가가 3000만원 후반대이고 풀옵션을 선택하면 5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비싸진 가격은 결과적으로는 판매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 돈이면 제네시스 G80, 할인받으면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를 살 수 있다는 지적에도 판매 대박을 터트렸다.
판매대수만으로 판단하면 품질논란도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품질논란이 없었다면 판매가 더욱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랜저는 사장차를 넘어 임원차로 인기를 끌면서 ‘성공하면 타는 차’로 여겨지고 있다. 그랜저 1~3세대는 50대 이상 ‘사장차’, 4·5세대는 40~50대 임원차와 아빠차로 자리잡았다.
6세대는 젊어진 디자인과 성능을 갖춰 30~40대에게도 인기를 끌며 ‘젊은 아빠차’ 또는 ‘오빠차’로도 여겨졌다.
신형 그랜저는 더 커진 크기, 더 향상된 안전·편의성으로 무장한 뒤 프리미엄 세단 분야에서 국산차와 수입차 빈틈인 4000만~5000만원대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춘 제네시스 G80,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를 사려면 6000만원 이상 줘야 한다.
또 그랜저를 사기로 이미 마음먹은 소비자들은 ‘신차에 결함은 당연하지’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믿음이나 결정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편향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상당수 무상 수리와 결함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가능하다는 판매사원의 말도 확증편향 효과를 일으키는 데 한몫한다.
후광·확증편향 효과는 잇단 결함 논란을 상쇄시키면서 “그래도 그랜저”라는 판단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7세대 신형 그랜저는 품질논란에도 1~6세대가 쌓아온 성공 이미지를 계승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성공 이미지가 품질논란을 방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다다르고 있다. 자칫 30년 넘게 쌓아온 성공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성공 이미지가 무너지면 그랜저만 타격을 받는 게 아니다. 그랜저는 내연기관 플래그십 세단의 대표주자로 수익성도 좋아 현대차의 미래차 투자에도 기여해서다.
나윤석 자동차 컨설턴트는 “그랜저 구매자들은 새로운 기술 적용 때문에 발생하는 품질논란에 관대한 전기차 얼리어답터가 아니다”며 “이미지와 품질 모두 플래그십 수준을 원하는 보수적 성향을 지녔기에 만족스러운 대책을 내놔야 그랜저의 가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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