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지지자들만으로 선거 못 이겨”… ‘개딸’ 압박에 정면 돌파

배민영 2023. 5. 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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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 주재
朴 “온건 개혁 성향 국민 모실 수 있게
확장적 통합 비전 준비해 일상적 발표”
개딸 퇴진 요구에 정면돌파 의지 표출
정치 공세 접고 현안 논의로 회의 시작
尹 질타로 문여는 ‘李 최고위’와 차별화
당정에 ‘전세사기 피해 지원’ 대책 촉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2일 내년 총선과 관련해 “지지자들만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고 반사이익만으로도 이길 수 없다”며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거나 유보하고 있는 온건 개혁 성향의 국민까지 모셔올 수 있는 확장적 통합의 비전을 준비하고 일상적으로 발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 그룹에 휘둘리지 않고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 총선 승리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선언이다.
인사말 하는 朴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왼쪽 다섯 번째)가 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지자들만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고 반사이익만으로도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서상배 선임기자
비명(비이재명)계인 박 원내대표와 그를 정점으로 한 원내대표단의 등장은 친명(친이재명)계가 다수를 점한 당 최고위원회와 대비돼 향후 두 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새 원내대표단은 박 원내대표 취임 후 이날 열린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여권을 향한 정치 공세를 접고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일 윤석열정부 질타로 문을 여는 이 대표 주재 최고위 회의와 크게 달랐다.

◆‘개딸’ 압박에 정면돌파 의지

박 원내대표 주재 첫 회의에 걸린 슬로건은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이자 우리의 다짐이다. 반드시 응답하겠다는 민주당의 다짐”이라며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긍지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당의 방향과 목표는 “확장적 통합”이라고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는 지지자와 반사이익만으로 내년 총선에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총선은 확장성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확장성은 유능함에서 나온다. 유능함은 정책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확장성의 관건은 가치와 비전과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왼쪽)와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일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당선 인사차 방문했다.   공동취재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개딸 그룹으로부터 문자·팩스·전화폭탄 공격을 받아 위축된 소속 의원들을 격려하고 지향점을 분명하게 짚어줌으로써 당이 좌고우면하지 않도록 지휘자 역할을 흔들림 없이 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됐다. 취임 첫날부터 이어지고 있는 개딸 그룹의 퇴진 요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아울러 여권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개딸 그룹으로부터 ‘홍근당근’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친명계 박홍근 전 원내대표와는 전혀 다른 리더십을 선보일 것이란 당내 기대가 크다. 친명 강성파로 분류되는 박 전 원내대표는 친명 그룹의 입장을 대변하며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아 대여 협상력 약화를 초래했다는 당내 평가가 많다.

◆‘친명 최고위’와 차별화

새 원내 지도부의 면면은 친명 주도의 ‘이재명 최고위’와도 결이 완연하게 다르다. 우선 박 원내대표 본인이 스스로 친명 또는 비명으로 분류되는 것을 원치 않는 중도주의자라는 것이 당내 평가다. 원내운영수석 부대표로 내정된 송기헌 의원은 친정세균계로 분류돼 온 인사다. 당 관계자는 “송 의원도 박 원내대표처럼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여야 관계가 지금과는 다른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박광온 새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원내부대표로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인 홍정민 의원, 변호사 출신 서동용 의원, 당 정책위 부의장 출신 최종윤 의원 등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임명됐다. 이밖에 원내대변인단에는 증권사 사장 출신 홍성국 의원과 변호사 출신인 김한규·이소영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날 회의에서 원내대표단은 한목소리로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전세 사기를 개인의 불운이 아닌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한다”며 “정부의 태도 전환을 촉구한다. 사각지대를 방치하지 말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전세 사기 피해지원 대책은 가장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여야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전세 사기 피해지원 대책을 정치 복원의 시작점으로 삼기를 여당과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전날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보고한 지원책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60% 넘는 피해자를 사각지대에 놔두는 법이 어떻게 특별법, 대책이 되겠나”라고 했다. 송 의원은 “앞으로 민생현안 관련 전문가 의원들과 해당 문제점을 파악하고 실질적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실속 있는 민생법안을 제시하는 실력 있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배민영·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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