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논의 겨우 시작…“1만2000원” vs “소상공인 망한다”

세종=손덕호 기자 2023. 5. 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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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2일 첫 회의를 열었다.

원래 지난달 18일 개최되었어야 했지만,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 안까지 들어와 공익위원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무산됐었다.

첫 전원회의는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참석 대상이 아닌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 안에서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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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지난달 회의장 안 시위 벌여 논의 무산
오늘도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교수 사퇴 요구
노동계 “최저임금 인상해 내수활성화”
경영계 “소상공인 한계…업종별 차등 두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2일 첫 회의를 열었다. 원래 지난달 18일 개최되었어야 했지만,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 안까지 들어와 공익위원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무산됐었다. 노동계는 일찌감치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4.7% 높은 1만20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는 “소상공인 폐업하라는 것”이라며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오른쪽)가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원회의에 입장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근로자위원이 '최저임금은 올리고 물가는 내리고'라는 문구가 적힌 작업복을 입고 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첫 전원회의는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참석 대상이 아닌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 안에서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무산됐다. 이날은 외부 인원이 들어올 수 없는 정부청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도 권 교수 사퇴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노동계는 권 교수가 윤석열 정부에 노동시장 개혁 과제를 권고한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좌장을 맡았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근로자 위원들은 지난 회의가 무산된 데 대해 박준식 위원장(한림대 교수)이 사과하고, 권 교수 사퇴를 요구했다. 공익위원을 겸하고 있는 박 위원은 사과를 거부했다. 권 교수는 “논의 외 압력은 공익위원 전체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이뤄진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사이 견해 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고, 대부분 학계 인사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의 목소리가 최저임금 수준에 많이 반영된다.

박 위원장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합리적이고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최저임금액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1만2000원으로 발표했다”며 “내수활성화의 첫 시작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임금이 올라야 소비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연합뉴스

경영계는 아직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류기영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하며 소상공인과 중소·영세 사업자들은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노동계의 시급 1만2000원은 현실을 도외시한 주장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류 전무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과 관련해 그간 한번도 유의미한 결정을 한 적이 없었다”며 “올해는 정부의 용역을 통한 연구 검토가 있었으니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적용되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1만원을 넘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5.05% 오른 9160원이었고, 올해는 작년보다 5.0% 인상된 9620원이다. 올해보다 3.95%만 더 오르면 최저임금은 1만원을 돌파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통상 6월 말 또는 7월에 결정된다. 다음 전원회의는 오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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