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은행 상폐에 1270억 날린 서학개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뱅크런' 위기를 맞은 미국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 급락을 기회로 판단하고 투자했다가 휴지 조각이 된 투자 금액만 1270억원에 달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미국에서 은행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 3월부터 두 달여간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을 9514만6000달러(1274억원) 가량 순매수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가 매수후 반등 노리다 낭패
예금과 달리 주식 손실 불가피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뱅크런' 위기를 맞은 미국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 급락을 기회로 판단하고 투자했다가 휴지 조각이 된 투자 금액만 1270억원에 달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미국에서 은행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 3월부터 두 달여간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을 9514만6000달러(1274억원) 가량 순매수 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순매수 규모다.
이 기간 4억8320만달러(6467억원)를 매수하고 3억8800만달러(5194억원)를 매도했으나 나머지 9515만달러 가량은 미처 정리하지 못한 상태로 거래 지원이 종료됐다.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며칠 만에 상장 폐지까지 급박하게 상황이 전개되면서 손실을 입게 된 셈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미국 대형 상업은행 중 14번째 규모다. 올해만 실버게이트,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 은행에 이은 네 번째 미국 은행 파산이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파산이다.
앞서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24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고객 예금이 전년 말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실적 발표 당일 시간 외 거래에서 22.19% 폭락한 이후 연일 '뱅크런'이 이어지면서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종가(현지시간) 기준 25일과 26일에 각각 49.38%, 29.75%씩 급락한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27일 8.79% 상승했다가 거래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다시 43.30% 내린 3.51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달 초 14.60달러 대비로는 75.96%, 불과 두 달여 전인 3월 초(115달러선)와 비교하면 96.97% 하락한 수치다.
기존 퍼스트리퍼블릭의 모든 예금 및 자산을 JP모건체이스 은행이 인수하면서 예금은 보호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주식은 상장 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해졌다.
주주들은 온라인 포털이나 우편을 통해 미국 연방예금공사(FDIC)에 보유 주식에 대한 잔여 재산을 청구할 수 있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FDIC는 공식 사이트에 "주주들은 예금자, 일반 무담보 채권자, 후순위 채무자 다음인 최종 채권자 그룹"이라고 공지한 상황이다.
상장 폐지된 주식은 미국 장외거래(OTC) 시장에서 매매는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해외 장외거래를 지원하는 일부 증권사 앱을 이용해 보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통상 상장 폐지된 기업의 주가가 장외 시장에서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4월 한 달간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미국 가정용품 판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Y)도 1266만달러(164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BBBY 역시 기업의 펀더멘털과 관련 없이 온라인에서의 입소문만으로 개인 투자자의 매수가 몰리는 '밈 주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끈 바 있다.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사태 자체만으로는 당장 추가적인 문제가 유발되고 새로운 위기 단계로 확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 대출 부문이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의 추가적인 리스크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50㎏ 감량한 美 남성…그는 왜 사진 보여주길 꺼렸을까
- 북, 이번엔 한미정상 겨냥 `화형식`…워싱텅선언 강한 적개심
- "아내가 도박에 빠졌다"…충남 야산 천막서 억대 도박판 일당 검거
- 밤길 여성 뒤쫓아간 문신男…남편 있는데도 문 부수고 폭행
- 모텔 찾아가 "얘는 미성년자야"…성관계 유도 후 2억원 뜯은 일당들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