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타트업, 항만물류 디지털 전환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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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스타트업들이 연이어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내놓으면서 이 지역 항만물류산업의 업무방식이 효율적으로 바뀌고 있다.
실시간으로 선박 접안 일정과 해상 운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나오면서 부산항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적잖은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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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출입 알리는 'TR BOX'
운반 효율 높여 수억원 절감
해상 운임정보 한데 모은 '쉬팡'
선사 비교해 운임비 20% 아껴
부산 스타트업들이 연이어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내놓으면서 이 지역 항만물류산업의 업무방식이 효율적으로 바뀌고 있다. 실시간으로 선박 접안 일정과 해상 운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나오면서 부산항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적잖은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 입주 기업인 잔다와 인시스템은 최근 선박 접안 알림 시스템인 ‘TR BOX’ 개발을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TR BOX는 공공 데이터와 글로벌 선사의 홈페이지에 나온 정보들을 바탕으로 선박 접안일자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물류업체 실무자들을 주요 이용자로 삼고 있다.
간단한 사업모델이지만 기업들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는 것이 항만물류업계의 평가다. 부산항에는 14개 터미널이 있는데 이곳의 컨테이너 반·출입기간은 4일로 제한돼 있다. 이용기간이 다소 짧다 보니 선박 접안 일정을 신속하게 확인해야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지난 3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부산 지역 기업인을 대상으로 연 간담회에서도 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 측이 “반·출입 제한 기간을 7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권도겸 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장은 “선박 접안일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화물을 항구에 미리 가져다 놔야 할 때가 많다”며 “항만 운영의 안전성 문제 등을 고려한 짧은 반·출입기간에 따른 애로사항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TR BOX의 등장으로 기업들이 컨테이너 반·출입일자를 조정하지 않아도 정해진 기간에 어려움 없이 부산항에서 화물 운반과 하역 등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김화현 잔다 대표는 “이전엔 기업 수출입 담당자가 선박 접안일자를 확인하기 위해 24시간 대기해야 했기 때문에 본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TR BOX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면서 기업들이 연간 수억원이 드는 육상 화물운송비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잔다와 인시스템은 TR BOX에서 수기 중심의 컨테이너 이송정보도 디지털 정보로 변환해 국내 항만물류업계의 효율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중견 물류기업 케이로지도 변화를 만들어내는 곳 중 하나다. 이 기업은 해상운임 정보를 한데 모은 온라인 플랫폼 ‘쉬팡’을 통해 그동안 숨겨진 정보로 여겨졌던 세계 주요 선사들의 해상 운임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3개 선사가 쉬팡에 운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업은 1596곳에 달한다.
선사별 운임을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여러 기업이 해상운송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원전 설비 관련 대기업과 미국에 본사를 두고 한국과 3자 물류사업을 추진 중인 물류회사가 쉬팡을 이용해 기존보다 운임을 10~20%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문구 케이로지 대표는 “포워딩 업체와 화주 사이의 견적 계약에 쉬팡의 정보가 활용되면서 쉬팡을 이용하지 않는 기업들도 운임계약을 맺을 때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며 “쉬팡이 국내 해상운임의 하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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