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영의 겜성월드] P2E·대형신작 장전완료… 이젠 글로벌로
국내시장 성장률 하락세에 북미·유럽 공략
넷마블, 메타버스 기반 '모두의마블2' 출시
넥슨, 카트라이더 등 인기작 콘솔 확장 진행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꽉 막힌 P2E 게임(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하고 플랫폼 영역 역시 모바일에 이어 PC·콘솔로 확장하며 활동 무대를 넓히는 모습이다.
이들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는 이유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국내 게임 시장 규모와 전망은 둔화세가 뚜렷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초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국내 게임 시장은 2020년 21.3%, 2021년 11.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8.5%, 2023년에는 5.9%, 2024년에는 7.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이 새 먹거리로 P2E 게임을 찾고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배경이 됐다.
◇국내에서 막힌 P2E 게임 글로벌로 들고 간다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방식으로 P2E를 택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서는 관련 서비스가 불가능한 탓이다. 현행법은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다만 미래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글로벌 P2E 게임 수요가 확인되자 관련 장르로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 위메이드가 2021년 선보인 '미르4' 글로벌은 동시 접속자 수 130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올해 1월 출시한 '미르M' 글로벌도 첫날 동시 접속자 수 7만명대를 찍은 이후 지난 3월 20만명대를 돌파했다.
위메이드의 성공으로 관련 시장의 가능성을 엿 본 국내 게임사들은 앞다퉈 P2E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메타버스 기반 부동산 보드 게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이는 2억명이 즐긴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의 후속작으로 넷마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MARBLEX)의 MBX 생태계에서 운영된다. 이용자들은 보드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메타월드 내에서 가상 부동산을 보유함으로써 메타캐시를 획득하고 이를 '이네트리움(ITU)'으로 교환할 수 있다.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에 블록체인 입혀 세계로
위메이드는 '미르4'와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를 글로벌 지역에서 P2E 게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시장에 내놓은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나이트 크로우'도 블록체인 기술을 입혀 연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르4'와 '미르M'의 글로벌 성적을 보면 '나이트 크로우'의 글로벌 버전은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기대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플레이는 지난 3월 첫 블록체인 게임 '애니팡 매치'를 선보인 데 이어 '애니팡 블라스트', '애니팡 코인즈' 등의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이다.
컴투스는 스포츠 게임 '낚시의 신: 크루'와 캐주얼 게임 '미니게임천국'을 P2E 게임으로 2분기 내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 현재 두 게임은 모두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낚시의 신: 크루'와 '미니게임천국'은 각각 누적 다운로드 6000만건, 1900만건 이상을 기록한 IP(지식재산권)에 기반한다. 이 밖에도 컴투스는 올해 2분기 방치형 RPG '사신키우기', 올해 3분기 턴제 RPG '크리쳐', 내년 상반기 스포츠 게임 '골프스타 챔피언십'의 글로벌 출시를 앞뒀다.
◇넥슨·엔씨, 대형 신작과 검증된 게임으로 수출길
P2E 게임이 아닌 대형 기대 신작과 이미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게임을 토대로 글로벌 공략에 나선 게임사들도 있다.
넥슨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콘솔 게임으로의 확장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다. 이는 PC·모바일·콘솔 세 가지 플랫폼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넥슨의 첫 콘솔 멀티플랫폼 도전작으로 한국을 포함한 일본, 북미 등 글로벌 지역(중국·베트남·러시아 제외)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넥슨은 또 지난달에는 PC·콘솔용 대전 격투 게임 'DNF 듀얼'을 닌텐도 스위치판으로 출시했으며 조만간 '데이브 더 다이버'도 콘솔로 선보일 예정이다. PC 슈팅 게임 '베일드 엑스퍼트', FPS 게임 '더 파이널스', 루트슈터 '퍼스트 디센던트' 등도 모두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한다.
엔씨소프트는 연내 PC·콘솔 신작 'TL(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로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이용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차세대 MMORPG를 표방한 'TL'은 콘솔 플랫폼까지 확장하는 만큼 북미·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아마존게임즈와 'TL'의 글로벌 퍼블리싱(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게임, 콘텐츠 수출의 70% 차지하는 효자산업
미래 사업 비전으로 '비욘드 코리아'를 선포한 카카오게임즈는 국내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IP로 글로벌 시장에 침투한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국내와 대만에서 성공적으로 출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일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현지 쇼케이스를 열고 사전등록을 시작하는 한편 일본 인기 성우의 녹음 참여, 현지 유명 IP와의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현지화 작업을 예고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일본 정식 출시는 다음 달 중 이뤄진다. 이를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단계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사들은 국내 시장 공략과 함께 글로벌 진출을 토대로 성장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암울하다. 인건비 증가, 신작 흥행 부진 등으로 넥슨을 제외하면 대부분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작에 더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히트2', '블루 아카이브' 등 지난해부터 선보인 신작들이 좋은 성과를 내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다른 게임사들은 실적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예전부터 수출 효자 콘텐츠로 역할을 해 왔다. K-콘텐츠 수출액 중 게임산업은 전체의 69.6%를 차지할 정도다. 게임산업 수출액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0% 증가해 2021년 86억7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게임사들이 '기생충', '오징어게임', 'BTS(방탄소년단)' 등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를 뒤흔드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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