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1년, 돌아보고 속도… 수정해야 할 건 수정할 것”

곽은산 2023. 5. 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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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과 깜짝 오찬
대통령실 앞마당서 분식 등 대접
“변화 느린 부분, 다음 1년 더 속도
1주년 회견한다며 자화자찬 안 해”
국무회의서 국빈 방미 성과 자평
“한·미동맹, 핵 기반 새 패러다임”

윤석열 대통령은 2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오는 10일로 맞는 취임 1주년 소회에 대해 “비판도 받고 격려도 받고 하다 보니 벌써 1년이 됐다”며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하는 것은 수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자단이 4일 개장하는 ‘용산어린이정원’을 둘러본 뒤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 마당에서 가진 점심 자리에 깜짝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정권 교체라는 것이 뭐 있겠나. 나라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열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잡고 함박웃음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하는 것은 수정하고, 이렇게 할 생각”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가 얼마만큼 어떻게 바뀌었느냐, 얼마만큼 더 활기차고 따뜻해지고, 더 미래세대에 꿈을 줄 수 있고, 더 정의롭고 공정해졌는지, 우리 안보와 사회 안전이 얼마만큼 더 확보됐는지 이런 것들을 되돌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 계획에 대해선 “여러분과 그냥 이렇게 맥주나 한 잔 하면서 얘기하는 그런 기자 간담회이면 모르겠는데,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 (대통령실) 스태프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 뭐를 했고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놨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중단한 도어스테핑에 대해선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며 “그런데 나는 살이 찌더라고”라고 농담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습관이 돼서 꼭두새벽에 눈을 떠서 언론 기사 스크린을 다 한다. 도어스테핑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용산의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꼭두새벽부터 제 질문공세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윤 대통령이 직접 고른 김밥과 순대, 떡볶이, 닭강정, 민트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이었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비서관들이 총출동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24∼30일 국빈 방미 성과를 공유하며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 안보동맹은 핵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세계 최강 국가와 70년 동안 동맹을 맺어왔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라며 “고마운 것이 있으면 고맙다고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먼저 안보동맹과 관련해 “워싱턴 선언은 한·미 정상 간 확장억제(핵우산)의 추진방안을 적시한 것으로 ‘한국형 확장억제’의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며 “한·미 간 고위급 상설협의체로 신설된 핵협의그룹(NCG)은 한·미 간에 일대일 관계로 더 자주 만나 더 깊게 논의한다는 점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기획그룹(NPG)보다 더 실효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로 미래 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며 “앞으로 미 핵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 공유, 공동 계획, 공동 실행 과정에서 워싱턴 선언을 잘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 그 내용을 잘 채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관계에 대해선 “한·미 동맹은 지난 70년간 우리 외교의 중심축 역할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뒷받침해 왔다”며 “동맹이 70년간 이어져 오는 동안 대한민국이 성장하고 발전해 온 우리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 이번 방미 성과가 빈손이었다며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최대 성과로 내세우는 한·미의 새로운 확장억제 강화 방안과 양국 동맹 중요성을 재차 전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약 16분 길이의 모두발언에서 국빈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곽은산·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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