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간·수영장 개조에 노숙까지... 미국 대학가도 ‘월세 지옥’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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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월세 부담에 갈 곳을 잃은 대학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미국 주요 공립대학이 몰려 있는 캘리포니아주(州) 일대에선 대학교 주변에 생긴 '학생 전용 트레일러 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트레일러를 두고 경쟁하는 캘리포니아 대학생들' 제하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대 샌타크루즈 캠퍼스(UCSC)가 있는 이곳의 원룸 평균 월세는 1,300~1,500달러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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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공원에 '캠핑카' 설치해 임대하기도
치솟는 월세 부담에 갈 곳을 잃은 대학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주요 공립대학이 몰려 있는 캘리포니아주(州) 일대에선 대학교 주변에 생긴 ‘학생 전용 트레일러 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트레일러를 두고 경쟁하는 캘리포니아 대학생들’ 제하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사회의 주거 비용 급상승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 내 손꼽히는 대학 도시인 샌타크루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캘리포니아대 샌타크루즈 캠퍼스(UCSC)가 있는 이곳의 원룸 평균 월세는 1,300~1,500달러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신축 건물이 부족하다는 고질적 문제도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도 컸다. 재택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인근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회사 근무자들이 월세가 비싼 샌프란시스코를 벗어나 이곳에 몰려든 탓에 평균 집세가 올랐다. 2020년 캘리포니아 전역을 강타한 산불에 탄 주택 900여 채도 아직 복구되지 않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학생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수입의 대부분을 집 월세로 지출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UCSC 사회학과 스티븐 맥케이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조사에 참여한 학부생의 44%가 월수입의 70% 이상을 집세로 내고 있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월세 부담은 매달 늘어나고 있다. 2021~2022년 학교 측은 식비와 주거비 문제를 겪는 재학생 3,165명에게 지원금을 줬는데, 이는 직전 1년간에 비해 15%나 늘어난 수치라고 WSJ는 전했다.
집세는 고공행진인 반면, 주거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맥케이 교수는 “학생들은 일반적인 방이 아니라 차고나 거실, 심지어 수영장 또는 헛간을 불법 개조한 임시 숙소에 머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숙을 경험한 학부생도 9%에 달한다.
일부 대학에선 ‘캠핑 트레일러’라는 임시방편도 꺼내 들었다. 안정적 주거 공간이 없는 재학생들을 위해 캠퍼스 내 공원에 캠핑카 트레일러를 설치한 뒤 임대에 나섰다. 예컨대 UCSC는 캠핑카 42대와 공동 샤워실, 세탁실을 운영하고 있다. 임차료는 월 800달러가량으로, 평균보다 훨씬 저렴하다. 학교 관계자는 WSJ에 “2028년까지 캠퍼스 내 아파트 등 학생 3,700명을 위한 주거시설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학 도시의 ‘학생 주택 증설 프로젝트’가 답보 상태에 있다는 건 또 하나의 적신호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크다. 샌타크루즈에선 캠퍼스 내 3,000명분의 주거 공간 증설을 두고 주민들과의 소송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같은 대학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도 지난해 소송으로 건설 프로젝트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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