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블록체인 무한가능성에 합류… "덕질하고 보상받는 플랫폼 매력적이죠"
팬덤에서 수익창출 'F2E'로 차별화
IP 활용해 참여에 대한 보상 구조
둘 다 다른 직종서 일하다 가세
"카톡도 처음에는 푸대접받았죠
블록체인, 없으면 안될 존재될 것"
블록체인 시장은 아직 태동기다. '미래지향적 기술'이라는 공감대 정도만 형성되어 있을 뿐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 또는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가상자산이라는 용어는 더 이상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거나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스테파니 김(김윤정· 51·왼쪽) 메타비트 재단 대표와 정규석(27) 매니저. 이들은 블록체인과는 관련 없는 일을 하다가 블록체인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력을 느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음악 콘텐츠 기반 NFT 플랫폼 '메타비트'에서 만나게 됐다.
메타비트는 저작권을 기반으로 유저들에게 보상(리워드)을 제공하는 NFT 플랫폼 기업. 지난해 12월 웹 플랫폼을 출시, 약 3개월 만에 유저가 1만명을 넘어섰다. 메타비트의 특징은 팬덤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F2E'(Fan to Earn)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 다른 NFT 플랫폼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메타비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연예기획사 RBW의 경우 현재 7000곡 이상의 음악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메타비트는 IP를 활용해 '참여'에 대해 보상한다. 저작권에 대한 직접적인 수익을 주는 것이 아니다.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발행하는 음원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와는 다른 구조다.
김 대표는 에너지 관련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오래 일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적으로 크게 관심 받기 전인 2016년 블록체인을 처음 접했다. 그는 "당시 에너지 업계에서는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거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면서 "관련 프로젝트를 맡아 연구를 진행하던 중 기술적 측면이나 그 가능성에서 블록체인이 과거 '닷컴 전성기'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이 후 지금은 함께 일하는 정대근 메타비트 대표와 오랜 시간 관련된 생각을 나누고 함께 공부를 해나갔다. 결국 블록체인 공간 내에서 '공유경제'라는 철학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을 만들어 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가치 공유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고, 당시 스캠코인(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암호화폐)이 많았던 국내 시장에서 '우린 좀 다르게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른바 '덕후'다. K-팝 가수에 빠져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파고드는 일)도 많이 해봤다. 덕질이 주는 만족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팬 활동을 한다는 건 큰 행복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했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K-팝 가수를 덕질했는데 최근에는 뮤지컬에 빠졌다"면서 "K-팝, K-드라마, K-뮤지컬 등 이미 K-컬처는 세계적인 수준이고, 메타비트가 더 성장하고 콘텐츠도 다양화해서 뮤지컬 관련 콘텐츠도 올려놓는 것이 개인적인 꿈"이라며 웃었다.
언론 인터뷰는 대표가 혼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대표는 굳이 조카뻘인 정규석 매니저를 대화에 끌어들였다. 역시 다른 직종에 근무하다 꿈을 찾아 이 분야에 뛰어든 과정과 경험이 비슷한 때문이다.
정 매니저는 브랜드 컨설팅 기업에서 일했다. 삼성, LG 등 대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의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그러던 중 '코인 사업'에 대한 브랜드 콘셉트를 잡아달라는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이후로도 블록체인에 대한 리브랜딩이나 새로운 콘셉트 설정을 원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블록체인에 친숙하게 되었다. 그는 "블록체인 시장이 '카톡'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서비스 출시 당시엔 카톡도 푸대접을 받았다. 현재는 카톡없이 생활이 어렵다. 블록체인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고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매니저는 특히 '보상'이라는 포인트에 매료돼 메타비트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가령 콘텐츠 IP의 경우 멜론이나 넷플릭스 같은 웹2(web 2.0) 시대의 중간 플랫폼이 독점적으로 수수료를 취하지만, 메타비트는 실사용 유저가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보상까지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덕질' 중인 김 대표와는 달리 정 매니저는 메타비트에 합류한 이후 팬들의 열정을 실감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거래소인 크립토닷컴 NFT 거래소에서 '마마무 스페셜 에디션 NFT' 드롭을 진행한 당시를 떠올리면서 "혜택으로 NFT 홀더들에게 마마무 콘서트 티켓을 배부했는데, 촉박한 기간이었음에도 대만에서 바로 날아온 팬 분을 만나는 등 경험을 하면서 K-팝에 대한 열정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비트는 앞으로 NFT 상품 형태를 더 확장하고 다른 블록체인 기업과도 컬래버레이션도 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다른 블록체인 기업의 생태계와 메타비트 생태계 사이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초기 메타비트 투자 유치 단계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다져놓은 만큼, 이러한 파트너십이 앞으로 성장에 필요한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케팅적인 차원에서 NFT의 용어나 개념에 대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풀어나가는 동시에 팬덤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원하는 니즈를 찾고, 블록체인에 대한 편견이나 이런 복합적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끊임없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가상자산 산업에서는 '음악'이라는 주제가 주목받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부담없이 사랑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 매개체(음악)를 통해 크립토 유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금융당국이 나서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조각투자'의 시장 안착에 대한 기대도 표했다. 김 대표는 "토큰증권(STO) 시장에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서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품들에게도 더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실물 IP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비트 입장에선 이미 풍부한 자원이 뒷받침 돼 있고, 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종류의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다"며 "향후 샌드박스를 신청해서 새로운 방식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도전해볼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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