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기업대출, 한달새 5조 껑충…가계대출은 감소세

이명철 2023. 5. 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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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기업·중기대출 모두 늘어…총대출 4개월만↑
가계대출 16개월 연속 줄어…주담대 전월대비 2.2조↓
요구불예금 줄고 정기예·적금 증가, 안정적 상품 이동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처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지속 감소했지만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최근 기업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대출 부실에 대비한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기업대출 증가세, 유동성 악화 신호일까

2일 은행권에 따르면 4월말 기준 5대 은행의 총대출은 1432조4561억원으로 전월대비 17조6308억원 증가했다. 총대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만에 증가 전환했다.

총대출이 증가한 이유는 기업대출의 급성장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대출은 지난달 720조779억원으로 한달새 5조4030억원이나 불었다. 반면 가계대출은 같은기간 680조7661억원에서 677조4691억원으로 3조2970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 중에서는 대기업대출이 114조6743억원, 중기대출 605조4036억원으로 각각 2조3882억원, 3조148억원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로 이탈했던 대기업의 일부 대출 수요가 복귀한 영향이 있고 시중은행들도 최근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는 분위기”라며 “중소기업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재무 상태가 양호한 대기업 대출까지 모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최근 기업들이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고금리 부담에 신규대출이 감소하고 상환도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주담대는 508조9827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2493억원 줄었다. 이는 가계대출 감소세가 지속된 지난 16개월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세자금대출은 124조8792억원, 신용대출은 109조9314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각각 1조7346억원, 1조88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이 증가할수록 은행권 실적에는 플러스 요인이 된다. 은행들은 올해 1분기에도 순이자마진(NIM)이 전년동기대비 상승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해 호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대출 잔액이 늘어날수록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고금리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말 기준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6%로 전년말(0.31%)보다는 0.05%포인트, 전년동월(0.25%)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2월말 현재 0.39%로 평균은 물론 가계대출(0.32%)을 웃돌았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9%에 그치지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47%에 달해 관리가 요구된다.

고민 깊은 투자자들 “일단 예적금”

5대 은행의 총수신은 4월말 기준 1878조8819억원으로 전월대비 7조3449억원 늘어 2월 이후 다시 증가 전환했다. 총수신의 경우 한달 간격으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자금을 어디에 넣을지에 대한 투자자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정기예금은 805조7827억원, 정기적금은 37조9878억원으로 전월대비 각각 4443억원, 8970억원 증가했다. 늘어난 금액 규모가 크지는 않고 변동폭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 금융권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단기 금융 상품인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는 한달전보다 각각 7조2879억원, 4조3310억원 감소한 590조9803억원, 111조645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자금의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고 요구불예금 등 시중의 대기성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다시 올리는 것을 볼 때 2금융권 자금이 일부 빠져나갔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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