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33% 날아갔다…‘이 나라’ 부동산시장에 무슨 일이
평가액 6662 → 4530만유로
“금리 인상·환율 상승 영향”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자회사인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관리하는 ‘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2호’ 펀드의 기준가격은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33% 급락했다. 2019년 출시된 펀드는 벨기에 브뤼셀의 ‘투아종도르’ 건물의 장기임차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벨기에 법무부 산하기관이 임차 중인 우량 건물로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1억4600만유로를 투자했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해당 빌딩의 감정평가액은 기존 6662만유로에서 4530만유로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펀드의 원화 환산 기준가격도 4월 26일 1023.93원에서 같은 달 27일 677.71원으로 떨어졌다.
예상치 못한 큰 하락 폭에 투자자들은 혼란도 커지고 있다. 해당 펀드에 투자한 60대의 A씨는 “3000만원 투자했는데 하루 새 1000만원 손실이 발생해 깜짝 놀랐다”며 “은퇴 후 자산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던 투자 항목 중 하나인데 상심이 크다”고 말했다.
우량 건물의 감정평가액이 단기간 대폭 하락한 건 급격한 금리 인상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측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0%에서 3.5%까지 끌어올리면서 부동산 투자 환경이 위축되며 감정평가액이 감소했다”며 “환율 상승으로 평가 손실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감정평가사는 “지난해 평가금액 보다 자산가치가 지나치게 감소했다”며 “금리 요인 변화로만 보기엔 과도해서 평가기관의 보고서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 해외 부동산 쪽이 안 좋은 건 사실”이라며 “평가액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한 22층 사무용 건물의 가치는 2019년 3억달러에서 현재 6000만달러로 80% 급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미국 사무용 건물의 가격은 지난해 초 이후 2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우려에 국내 부동산 공모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부동산 공모펀드에서 532억원의 자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은 2000억원이 유출됐다.
한편 국내 상장 리츠인 마스턴프리미어리츠, KB스타리츠의 경우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담보대출비율(LTV) 급증으로 현금이 묶이는 ‘캐시 트랩(현금 유보)’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출금 대비 편입자산의 평가값이 하락해 LTV가 현금 유보 기준인 6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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