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자진 출석했다 퇴짜 맞은 송영길, 그게 '쇼'라는 국민의힘
검찰이 부르지 않았지만 자진 출석해 조사받겠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예고한 대로 검찰에 출석했지만 , 검사 얼굴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퇴짜 맞은 뒤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항변하고 자신을 향한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송 전 대표로서는 여러 포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민의힘은 정치적인 '쇼'에 불과하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검찰 현관서 발길 돌린 송영길
오전 10시쯤 송 전 대표가 나타나자 "송영길"을 연호하는 지지자와 욕설을 쏟아내는 유튜버들이 뒤엉키면서 현장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 송영길 전 대표: 김영철 반부패수사2부장님께 면담 요청을 변호사 통해 했는데..그쪽 연락이 안왔습니까?
▷ 검찰 직원: (출입) 등록이 돼 있어야 들어가실 수가 있는데, 등록이 안 돼 있어서..(중략) 제가 먼저 통화를 해볼게요.
(중략)
▶ 송영길 전 대표: 전화 안 받습니까?
▷ 검찰 직원: 네. 지금 전화 안 받습니다.
▶ 송영길 전 대표: 전화까지 안 받을 필요 있나?
▷ 기자: 따로 연락 안 하셨나요?
▶ 송영길 전 대표: 변호사를 통해서 연락을 했습니다만 그래도 직접 제가 한 번 통화를 하고 싶어서. 연결이 안 됩니까? 나가시죠.
위 대화를 보면 송 전 대표는 조사받지 못할 걸 예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송 전 대표는 미리 준비한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을 꺼내 들었는데요,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 주시길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권불 5년. 비겁하게 살지 않겠다" 격정 토로
송 전 대표는 이렇게 시작하는 입장문을 착잡한 표정으로 읽었는데요, 모든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항변했습니다.
격정적이고 격앙된 어조로 감정이 격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우선 검찰 수사 행태를 '전근대적 수사', '인생털이 수사', '인격살인', '이중 별건 수사', '총선용 정치수사' 등으로 규정하면서 "증거에 기초한 수사를 해야지 사람을 마구잡이로 불러서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잔인한 수사 행태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또 "수사 시작 전 피의사실이 유출돼 언론에 공개돼 매일매일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는 행태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일주일 동안 말할 수 없는 명예훼손과 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왜 검찰 수사를 하면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번 살다 죽는 목숨이다. 권불 5년이다. 비겁하게 살지 않겠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할 때는 감정이 격해져 비장함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이정근씨가 구속된 상태에서 과연 이정근 본인과 변호인의 입회 없이 녹취록이 추출되어 언론기관에 유출되었다고 하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와 JTBC는 공무상기밀누설과 피의사실공표죄의 공범이 될 것입니다. 어떻게 4월12일 압수수색과 동시에 jtbc 녹취록 보도가 될 수 있는가요?
(중략)
회계장부를 압수해갔으니 분석해보면 나오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먹사연(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 회원이자 고문으로서 회비와 후원금을 내왔지 한 푼도 먹사연의 돈을 쓴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검찰이 캠프 관계자들의 '9천400만 원 돈 봉투 살포 의혹'의 공범으로 자신을 적시한 상황에서 지시·묵인 등이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제가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어서 검찰이 소환하고 조사해서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기소되면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했습니다. '살포 자체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검찰 수사를 통해 대응하고 기소되면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민주당서도 다양한 평가 나와
자진 출석 자체보다 본질적인 내용, 즉 의혹의 실체가 중요할 텐데요,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평가를 유보하는 분위기입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현재 (본인에 대한) 검찰 수사 속도가 조금 더디고, 주변인에 대한 압수수색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물어볼 것 있으면 나에게 정확하게 조사하라'고 촉구하는 본인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습니다.
송 최고위원은 민주당 기본 입장이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해 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송 전 대표 의지를 평가하면서도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는 거리를 두는 입장을 읽을 수 있습니다.
비명계 3선인 이원욱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책임지겠다고 하는 자세는 보이지만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국민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부르지도 않았는데 왜 가는지, 검찰이 다시 수사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면 그때 부르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할 것 같다"고 다소 비판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대비해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이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검찰 수사가 그동안에 여론몰이식으로 계속되어 왔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좀 부당하다고 송 대표가 생각을 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그런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알리고 자기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떳떳하다, 당당하다라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하지 않은가. 그래서 호의적인 여론을 조성하고요. 또한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해서 나는 도주의 의사가 전혀 없고 도주할 수도 없다. 이런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드림으로써 구속영장 기각의 명분을 쌓겠다. 뭐 그런 여러 가지 포석을 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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