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말 안 들으면 면허 취소도”…카카오T 향한 입법규제 ‘윤곽’
중개요금 고지 의무 등 공감대
‘목적지 미고지’는 추후 심사
업계 “주요국 규제 본질 봐야”
전문가들 “장기적 안목 필요”
그러나 플랫폼 택시 규제를 둘러싼 총 5개 쟁점 중 나머지 4개 사항에서 접점을 마련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5개 쟁점 통틀어 시장 현실과 국제사회 흐름을 오독한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개 사항은 ▲수리를 전제한 플랫폼중개요금 신고제 ▲중개요금 고지 의무 ▲플랫폼중개사업자에 대한 개선명령 ▲명령 미이행 시 과태료·면허취소 등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플랫폼중개요금 신고제는 수리를 전제로 한 완화된 허가제 형태를 채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내용이 확정되면 플랫폼중개사업자는 중개요금을 변경할 때마다 국토교통부에 신고해야 한다. 국토부는 정해진 기간 안에 신고 수리 여부를 통지하도록 했다.
다만, 최용훈 국토위 전문위원은 “수리가 필요한 신고는 완화된 허가로 운영되는 신고로 보여지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신고 절차 등에 대한 하위 법령 위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가제 방식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개요금을 승객에게 고지하는 시점은 ‘운송플랫폼을 통해 여객과 운송중개계약을 체결할 때’로 구체화하는 수정의견이 제시됐다.
현재 플랫폼중개사업자 6곳 중 3곳만 유료로 택시를 호출할 경우 중개요금을 고지하고 있다.
국토부가 플랫폼중개사업자를 상대로 개선명령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최 전문위원은 “개선명령에 관한 조항이 없어 국토부가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취지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 안이 확정되면 ▲플랫폼중개사업의 공정한 여객 배정 ▲플랫폼중개요금 조정 ▲플랫폼중개운수종사자와의 계약 변경 ▲그 밖에 플랫폼중개사업의 공정한 여객 배정·서비스 개선에 필요한 사항 등과 관련해 국토부가 개선명령을 할 수 있게 된다.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현행법 조항을 적용해 사업정지 30일이나 과징금 120만원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법안도 있었지만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가장 쟁점이 된 ‘도착지 사전 고지 금지 의무’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택시단체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택시기사 중 찬성하는 의견은 39.6%, 반대 의견은 48.7%로 나타났다. 택시단체도 마찬가지다. 개인택시연합회·노조 등은 찬성하는 입장이다. 반면, 법인택시연합회·서울개인택시조합 등은 반대하고 있다. 플랫폼 업계도 반대한다.
과거 ‘타다금지법’ 입법 당시 상황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국내 신산업 규제 정책은 기존 산업에 편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김민정 연구원과 이광호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10월 <기술혁신학회지>를 통해 “(플랫폼 택시 규제 과정은) 택시단체의 입장이 많이 반영되고 정치적 흐름의 높은 영향 하에 대안이 산출됐다”며 “정치적 흐름의 영향이 높았고 규제 도입 과정의 갈등 양상에서 택시단체에 편익이 돌아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7개 단체로 구성된 혁신벤처단체연합회는 법안심사 소위 이틀 전인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신산업’에 힘을 실었다. 연합회는 “목적지 미표시는 이미 여러 기업이 시도했다 실패한 것이 검증되었고 택시기사는 목적지가 미표시된 호출을 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고 경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논의 중인 법안 자체가 플랫폼을 규제하는 것인데 목적지 미표시는 시장에 확실하게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 분명히 반대했을 뿐 나머지 규제들도 전체 맥락은 규제를 씌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규제 정책을 오독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주요국의 규제 방향은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장벽을 세우려는 의도인데 이를 플랫폼 기업 규제로만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규제의 바람이 아니라 자국 경제와 플랫폼 산업을 살려야 된다는 분위기인데도 우리나라는 자국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상황”이라며 “규제의 본질은 안 보고 (정부와 정치권이) 껍데기만 가져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연구원과 이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플랫폼 기업의 경쟁 구도를 고려한 장기적 안목의 정책 설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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