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도, 김은중도 설득이 숙제…해외파 차출 까다롭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령탑들은 해외 클럽의 설득이 새로운 숙제다.
어린 나이에 큰 무대로 진출한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국제 대회 참가에 앞서 선수를 발탁하는 것부터 난관의 연속이 됐다.
오는 20일 아르헨티나에서 개막하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김은중 감독(44)과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기다리는 황선홍 감독(55)의 공통된 고민이다.
U-20 월드컵이 눈앞으로 다가온 김 감독은 최종 엔트리(21명) 선정부터 쉽지 않다. 그는 지난 3월 유럽 출장에서 구단과 접촉해 선수들의 차출을 의논했다. 그 결과 김용학(프로티모넨세)과 이지한(프라이부르크), 조진호(페네르바체) 등이 지난 1일부터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최종 소집에 합류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번 소집에서 U-20 월드컵 핵심 전력으로 간주되는 이현주가 빠졌다는 사실이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 2군에서 뛰는 그는 이번 시즌 9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현주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월반했을 정도로 미래가 밝은 선수이지만, 정작 대회에 나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이지만 A매치가 아니라 선수 차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뮌헨 설득에 나섰지만 협의점을 찾는 게 쉽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뮌헨은 한국이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던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도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차출을 허락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 김 감독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이현주가) 합류하더라도 현지에서 소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협회는 일단 이현주를 뽑은 뒤 2022 카타르 월드컵처럼 최종 엔트리 밖의 예비 멤버 동행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 감독은 해외파 비중이 높은 터라 난이도가 더욱 높다. 이강인(마요르카)을 비롯해 오현규(셀틱), 정우영 등 성인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데, 내부의 교통정리를 진행한 뒤 소속팀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병역 혜택이 걸린 대회라 선수들의 출전 의미가 강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황 감독이 대표팀의 뼈대로 고려하는 일부 해외파들이 이미 병역 의무를 소화했다는 것이 고민이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는 오현규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오세훈(시미즈) 모두 국군체육부대에서 제대한 선수들이다. 이들이 대표팀 공격을 책임질 수 있다면 금메달 도전이 순조로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공격력 약화를 각오해야 한다. 최근 황 감독이 일본을 방문한 것도 오세훈의 차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기가 두 선수의 소속팀 일정이 바빠지는 때와 맞물렸다. 당분간 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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