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Recipe] 입 열면 행복 지수 올라간다
박찬은 2023. 5. 2. 17:54
말하기와 뇌 건강
뇌 운동 자극하는 ‘말하기’ 효과지난해 MZ세대 2735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소통 방식을 물었다. 응답자의 61.4%가 문자와 메시지 앱을 이용한 ‘텍스트 소통’을 선택했다. 직접 만나는 대면 소통과, 전화 통화는 텍스트 소통 비율의 1/3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말하기는 중요하다. 말을 할 때 우리 뇌는 언어를 이해하고 언어를 생성하며 추론하고 기억하는 작업을 복합적으로 처리한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 뉴런과 뉴런 사이의 연결이 강화되고 새로운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상대방이 있는 말하기, 즉 대화는 더 복잡한 활동이다. 대화 중에는 듣기, 말하기, 생각하기의 세 가지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이를 통해 뇌 기능이 향상된다.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대화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도와 정신 건강에도 그만이다.
때로 말하기는 운동보다 더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미국의 노인 복지 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타인과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노인이 평소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노인보다 심혈관이 더 건강하다고 결론 내렸다. 대화를 하는 동안 긍정적 호르몬이 분비돼 혈관 속 스트레스 물질이 줄고, 혈압이 떨어졌으며, 고독감이 낮아진 때문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대상과 새로운 주제로 대화하면 우리 뇌의 전두엽은 새로운 연결망을 만들고 네트워크를 강화해 인지 기능을 한층 활발히 자극한다.
행전안전부가 발간한 ‘2022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의 40%를 넘어섰다. 혼자 사는 사람은 집 안에서 말할 기회가 극히 드물다. 그러니 의식적으로라도 입을 떼고 소리를 내 발화하는 노력이 필요다. 가령 반려동물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책이나 기사를 소리 내서 읽는 등이다.
특히 책을 소리 내서 읽는 낭독은 기억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낭독을, 다른 그룹은 묵독을 시킨 뒤 기억력을 점검했더니 낭독 그룹의 기억력이 더 뛰어났다. 두 그룹을 바꾸어 테스트하자 역시 낭독 그룹의 기억력이 더 좋았다. 이런 결과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캐나다 워털루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은 성인 실험자 97명에게 네 가지 방법으로 책을 읽게 했다. 각 방법은 소리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읽는 묵독, 소리 내서 읽는 낭독,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녹음한 것 청취, 자신이 소리 내서 읽은 것 청취였다. 이들 가운데 책 내용을 가장 잘 기억해 낸 방법은 낭독이었다. 무언가를 기억할 때 말하기와 쓰기 같은 행동 요소가 덧붙으면 장기기억으로 더 잘 저장되기 때문이다.
수년 전 필자의 어머니에게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판정하던 의사가 평소 어떤 활동을 하냐고 어머니께 물었다. 틈틈이 요가 교실에 다닌다고 하니 요가 말고 노래 교실에 나가시라고 했다. 입을 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새로운 만남과 대화도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것이었다. 침묵이 미덕일지는 몰라도 뇌 건강에는 독인 셈이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7(23.5.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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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한다. 잔소리는 줄이고 넉넉히 베풀어야 대접받는다는 뜻이겠지만, 이 조언이 당사자에게 이로운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말하기가 뇌 건강에 미치는 긍정 효과가 상당하다. 나이 들수록, 더 그렇다.
뇌 운동 자극하는 ‘말하기’ 효과지난해 MZ세대 2735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소통 방식을 물었다. 응답자의 61.4%가 문자와 메시지 앱을 이용한 ‘텍스트 소통’을 선택했다. 직접 만나는 대면 소통과, 전화 통화는 텍스트 소통 비율의 1/3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말하기는 중요하다. 말을 할 때 우리 뇌는 언어를 이해하고 언어를 생성하며 추론하고 기억하는 작업을 복합적으로 처리한다. 이 작업을 하는 동안 뉴런과 뉴런 사이의 연결이 강화되고 새로운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상대방이 있는 말하기, 즉 대화는 더 복잡한 활동이다. 대화 중에는 듣기, 말하기, 생각하기의 세 가지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이를 통해 뇌 기능이 향상된다.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대화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도와 정신 건강에도 그만이다.
때로 말하기는 운동보다 더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미국의 노인 복지 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타인과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노인이 평소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노인보다 심혈관이 더 건강하다고 결론 내렸다. 대화를 하는 동안 긍정적 호르몬이 분비돼 혈관 속 스트레스 물질이 줄고, 혈압이 떨어졌으며, 고독감이 낮아진 때문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대상과 새로운 주제로 대화하면 우리 뇌의 전두엽은 새로운 연결망을 만들고 네트워크를 강화해 인지 기능을 한층 활발히 자극한다.
소리 내 읽는 ‘낭독’이 기억력 20% 높인다
행전안전부가 발간한 ‘2022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의 40%를 넘어섰다. 혼자 사는 사람은 집 안에서 말할 기회가 극히 드물다. 그러니 의식적으로라도 입을 떼고 소리를 내 발화하는 노력이 필요다. 가령 반려동물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책이나 기사를 소리 내서 읽는 등이다.
특히 책을 소리 내서 읽는 낭독은 기억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낭독을, 다른 그룹은 묵독을 시킨 뒤 기억력을 점검했더니 낭독 그룹의 기억력이 더 뛰어났다. 두 그룹을 바꾸어 테스트하자 역시 낭독 그룹의 기억력이 더 좋았다. 이런 결과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캐나다 워털루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은 성인 실험자 97명에게 네 가지 방법으로 책을 읽게 했다. 각 방법은 소리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읽는 묵독, 소리 내서 읽는 낭독,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녹음한 것 청취, 자신이 소리 내서 읽은 것 청취였다. 이들 가운데 책 내용을 가장 잘 기억해 낸 방법은 낭독이었다. 무언가를 기억할 때 말하기와 쓰기 같은 행동 요소가 덧붙으면 장기기억으로 더 잘 저장되기 때문이다.
수년 전 필자의 어머니에게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판정하던 의사가 평소 어떤 활동을 하냐고 어머니께 물었다. 틈틈이 요가 교실에 다닌다고 하니 요가 말고 노래 교실에 나가시라고 했다. 입을 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새로운 만남과 대화도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것이었다. 침묵이 미덕일지는 몰라도 뇌 건강에는 독인 셈이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7(23.5.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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