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도박 빠졌다” 남편 신고에…덜미 잡힌 충남 ‘산도박’ 일당

경찰, ‘산도박’ 현장 덮쳐 56명 검거…운영자 3명은 구속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충남 당진, 예산, 서산 등 야산에 천막 도박장을 차려놓고 억대 '산도박'을 벌인 일당과 도박 참가자 등 56명이 경찰에 검거됐다고 2일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밝혔다. 사진은 현장에서 압수된 1억2000만원 상당의 현금 ⓒ연합뉴스

충남 각 지역 야산에 천막 도박장을 차리면서 억대 '산도박' 행각을 이어온 일당 수십 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도박장 개장, 상습도박 등 혐의를 받는 충남 당진 지역 조직폭력배 A씨와 도박 참가자 등 56명을 검거했다. 도박장 운영 관련 혐의를 받는 6명 중 3명은 구속됐고, 도박 참가자를 포함한 나머지 53명의 경우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심야 인적이 드문 충남 당진, 예산, 서산, 아산 등 야산에 천막 도박장을 설치, 매번 1억원 이상의 판돈이 걸린 도박을 자행한 혐의를 받는다.

도박장 운영진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고자 치밀한 노력을 기울였다. 심야 시간대 인적이 드문 야산 10곳 이상을 사전 선정, 매일 천막 설치 장소를 변경하면서 도박판을 이어왔다. 도박 참가자들에게 중간 장소인 일명 '탈수장'을 고지, 나름의 면접을 통과한 인원들만 승합차로 도박장까지 실어나르기도 했다.

경찰 또한 일당 추적에 수 개월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아내가 도박에 빠졌다'는 도박 참가자 가족의 신고, 조직폭력배에 의한 야산 도박장 운영 관련 첩보 등에 근거해 약 2개월 동안 도박장 개설이 예상되는 지점의 CCTV 50여 대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 4월25일 당진 송산면 도박 현장을 경찰이 급습하면서 일당 56명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총책 및 현장 도주자 4명에 대한 추적 등 보강수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검거된 56명 중 절반 이상인 33명이 40~50대 중년 여성으로 집계됐다. 또한 도박 전과자 수 또한 약 75%(42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서 압수된 약 1억2000만원 가운데 도박장 개설 및 운용 주도 혐의를 받는 조직원의 범죄 수익금 60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할 방침이다. 기소 전 몰수보전이란, 범죄 수익을 처분할 수 없도록 조치한 후 유죄 확정시 몰수토록 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