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천, 디지털금융·친수공간 '탈바꿈'
혁신도시 연계 업무시설 구축
한국거래소 등 지원공간 활용
강변엔 보행교·휴게시설 조성
서면~북항 시티크루즈도 추진
부산의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동천. 지금은 조그만 하천에 불과한 이곳이 삼성과 LG 등 한국 대기업들의 발상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동천변은 1953년부터 제일제당이 자리 잡고 있던 터로,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모태가 된 곳이다. 수입 설탕이 판치던 시절에 우리 손으로 만든 백설표 설탕이 생산되던 역사적인 곳이다. 제일제당은 2005년 양산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이곳을 지켰다.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도 1955년 동천변 인근에서 국내 최초로 국산 치약인 럭키치약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 버스 회사 중 하나인 대우버스의 역사도 근처에서 시작됐으며, 한때 세계 최대 합판 공장으로 이름을 날린 동명목재도 동천가에 있었다.
행정구역상 부산진구와 동구를 중심으로 한 동천에 굴지의 기업들이 많이 들어섰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일찍이 철도 부설과 매립을 통해 교통의 요지가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천 하류 지역은 강폭이 넓어 운하로도 기능했다. 부산항으로의 원활한 물류 수송을 위해 동천 근처에 기업들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런 동천의 장점과 역사를 살려 동천 인근이 디지털금융 중심지와 친수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크루즈를 띄우는 사업도 추진된다.
2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부산진구을)은 부산시청에서 국방부 용지를 활용한 '광무 워터프론트 파크' 조성 사업 추진 브리핑을 했다. 이 사업은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6678㎡(약 2000평) 규모의 국방부 유휴용지를 문현혁신도시 연계 업무지원시설로 조성하고, 동천 일대를 친수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부산시는 국방부 용지를 확보해 금융공공기관들이 입주한 국제금융센터(BIFC) 추가 구역으로 지정하고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이전 기관들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디지털금융을 비롯한 신산업 기업들을 추가 유치할 계획이다. 용지 매입 금액은 약 570억원으로 추산했다.
박 시장은 "해당 용지는 삼성그룹과 LG그룹의 모태인 옛 제일제당과 락희화학, 부산 경제 발전의 큰 축이었던 옛 동명목재 등 한국 근대산업 발전을 이끈 대기업들이 태동한 유서 깊은 곳"이라며 "동천변 일원이 부산시민들의 일터이자 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동천 일대 보행로 연결 사업을 통해 동천 수변을 따라 보행 데크와 보행교를 가설하고, 친수공간을 만들어 이벤트·휴게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군 55보급창이 이전하고 부산항 북항 재개발 사업이 끝나면 이곳을 북항에서 동천을 따라 서면까지 오가는 시티크루즈 기반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이른 시일 내 구체적인 업무지원시설 조성 방안을 마련하고 국방부와 협의해 용지를 매입하겠다"며 "이 일대에 새롭게 이전하는 공공기관들과의 연계를 통해 동천 일대가 부산의 새로운 미래를 견인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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