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사이언스 오너지분 11.8% PEF에 매각
故임성기 상속세 조기 상환용
오너家 지분 51.3%로 줄었지만
불확실성 덜어 기업재평가 기대
잠재적 과잉매도 우려도 사라져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백기사로 나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손잡고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유동화해 창업자 고 임성기 전 회장의 사망으로 발생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한다.
오너 일가의 지분 일부를 PEF에 넘겨 마련한 3200억원은 그동안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일으켰던 담보대출과 2500억원 규모 잔여 세금 대부분을 해결하는 데 활용한다. 시장 불안감을 잠재우고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된 기업의 가치를 평가받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고 임 전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펀드에 한미사이언스 보유 지분 11.8%를 넘기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3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특수관계인이 63.1%(약 4415만주)를 보유 중이다. 이번 거래로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보유 지분 일부를 PEF에 넘기게 되면 지분율은 51.3%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백기사 역할을 한 라데팡스파트너스는 PEF 운용사 KCGI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인 김남규 대표가 2021년 설립한 운용사다. 삼성전자 법무실 수석변호사를 지낸 김 대표는 컨설팅업체 아콜레이드 등을 거치며 20년간 여러 그룹사에서 인수·합병(M&A)과 인수후통합(PMI) 전략을 기획한 전문가다. 자금 모집이 성공하면 변호사 출신이 설립한 운용사가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펀드 조성을 5월 말에 완료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 펀드 조성에 들어가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와 금융사를 상대로 자금 유치를 진행 중이다. 국내 한 대형 기관투자자를 주요 출자자(LP)로 확보한 가운데 주요 캐피털사들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공동보유약정을 통해 송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송 회장 측이 라데팡스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우선 매입하는 조건과 공동매도권(태그얼롱) 등의 조항을 약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는 5000억원 규모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과 세 자녀는 2020년 8월 작고한 창업자 고 임 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2308만주(지분율 34.29%) 중 일부를 상속받았다.
오너 일가가 상속세 조기 상환을 결정하면서 한미약품그룹은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액의 상속세 납부 부담은 한미약품그룹의 재무·경영에도 부담이 됐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보유 지분을 활용해 상속세를 부담했던 만큼 주식시장에서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 이슈로 저평가됐던 상황"이었다고 언급했다. 최근 한미약품 주가수익비율(PER)은 49배로 동일 업종 PER 106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조윤희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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