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해먹기도, 구내식당도 버겁다 … 체감물가 여전히 고공행진
생활·외식물가 크게 올라
채소값 들썩 … 양파는 51%
햄버거 17%, 빵·과자도 11%
구내식당 식비도 8% 뛰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올 4월 소비자물가가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지만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외식이나 개인서비스 등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물가 항목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6.4% 내리며 석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석유 수출 국가들의 증산 결정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점이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지난달 휘발유(-17%), 경유(-19.2%), 자동차용 LPG(액화석유가스·-15.2%) 등 가격이 나란히 하락했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지난 2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특히 지난달 기여도는 -0.9%포인트에 달하며 3월(-0.76%포인트)보다 감소 폭이 컸다.
이 같은 상황은 전체 물가상승률을 볼 때 일종의 '착시효과'를 불러온다. 변동성이 큰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13개월째 4%대를 웃돌고 있다.
또 일반인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무엇보다 외식물가, 개인서비스, 가공식품 등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상승세가 여전히 가파르다. 외식물가는 지난달에도 무려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오히려 커졌다. 주요 외식 품목 상승률을 보면 햄버거가 17.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피자 12.2%, 돈가스 9.9%, 김밥 9.7% 순이었다. 또 농산물 가격은 1.1% 상승에 그쳤으나 채소류(7.1%) 상승세가 가팔랐다. 양파는 무려 51.7%나 급등해 '금(金)파'가 됐다. 또 가공식품 상승률은 7.9%로 전월(9.1%)보다는 둔화됐으나 여전히 고삐가 풀린 모습이다. 빵(11.3%), 스낵과자(11.1%) 등이 무섭게 올랐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 원가 인상 요인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개인서비스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서비스료(17.6%), 구내식당 식사비(7.9%), 공동주택 관리비(5.3%) 상승률도 높은 편이었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와 유가 변동성에 따라 물가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장보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3%대 이하의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인 국가는 스페인(3.1%), 일본(3.2%), 룩셈부르크(2.9%), 스위스(2.7%) 정도"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세가 일부 둔화되는 반면 경상수지 적자는 이어지고 있어 일단 오는 25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오는 6월에 금통위가 없기 때문에 미국이 이달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한은이 인상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홍혜진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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