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6억 아파트, 재산세 20만원 뚝 … 1주택 평균 7만2천원↓
행정안전부가 2일 주택 재산세에 대한 공정시장가액비율(가액비율)을 45% 이하로 낮추면서 1주택자들의 재산세가 많게는 전년 대비 47%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비싼 집일수록 재산세 감소 폭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 2년간 재산세 감면을 받아온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의 경우 감소 폭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행안부가 확정된 가액비율을 토대로 올해 재산세 납부액을 추정해본 결과, 공시가격이 높은 주택일수록 재산세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2022년 10억원이었던 주택은 올해 7억3000만원으로 낮아진 결과, 재산세가 203만4000원에서 107만8000원으로 무려 47% 감소한다. 이에 반해 공시가격이 3억원(2022년 기준)이었던 주택은 가액비율이 45%에서 43%로 낮아졌음에도 재산세는 지난해 31만5000원에서 올해 26만9000원으로 14.6% 줄어드는 데 그친다. 공시가격이 2억원인 주택의 경우 전년 대비 재산세 감소 폭은 11.6%로 작아진다. 이는 지난해까지 집값 급등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주택들에서 가격 하락이 더욱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에게 의뢰한 올해 보유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고가 주택일수록 재산세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20㎡를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 재산세 총액(재산세+도시지역분 재산세+지방교육세)은 지난해 727만2000원에서 올해 563만4000원으로 22.5% 감소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재산세가 532만2000원에서 387만6000원으로 27.2% 줄어든다.
재산세 가액비율은 45%로 그대로지만, 올해 공시가격이 대폭 낮아진 결과다. 도곡렉슬의 경우 공시가격이 지난해 26억7600만원에서 올해 21억3000만원으로 20% 하락했고, 은마아파트는 20억2600만원에서 15억4400만원으로 20% 가까이 줄었다. 잠실주공5단지(전용 82㎡)의 경우 지난해 22억6600만원이었던 공시가격이 올해 15억1700만원으로 33% 하락하며 재산세 역시 약 604만원에서 약 380만원으로 37% 줄어든다.
단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들은 가액비율이 기존 45%에서 44% 또는 43%(3억원 이하)로 낮아졌음에도 재산세 감소폭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행안부는 추정했다.
실제 우 팀장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올해 납부해야 할 재산세 총액은 58만320원으로, 지난해(60만7290원)에 비해 단 2만7000원(4.4%)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공시가격이 1년간 5억4000만원에서 4억2000만원으로 22% 하락한 것에 비하면 작은 감소 폭이다.
이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의 경우 이미 2021년부터 재산세 감면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은 재산세를 50% 감면받았고, 공시가격의 가격대별로 최소 17.6%까지 재산세를 감면받아왔다.
최병관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그동안 공시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6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하락 폭도 올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라며 "6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0.05∼0.2%)이 6억원 초과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0.05∼0.4%)보다 낮아서 공시가격 하락에 따른 세액 변화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주택 중에는 올해 재산세가 오히려 오르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구 등촌주공3단지 전용 37㎡를 보유한 1주택자는 지난해 재산세를 약 36만9000원 납부했으나 올해는 5% 오른 약 38만6700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청백3단지 역시 지난해 약 18만5600원에서 올해는 약 19만500원으로 재산세가 2.6% 오를 전망이다. 우 팀장은 "과거 집값 급등기에 납부상한액으로 인해 저가 주택 중 일부가 본래 내야 하는 금액보다 덜 냈는데 집값이 하락한 올해에 미적용된 인상분 일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행안부가 6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에 대한 가액비율을 추가 인하한 것 역시 이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주택 재산세 세수는 총 5조679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조40억원(15%)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국 1주택자 1008만가구를 기준으로 가구당 평균 7만2000원 정도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한편 정부는 보유세의 또 다른 축인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가액비율을 상반기에 결정할 방침이다. 공시가격 급락으로 세수 부족이 우려되면서 정부는 60%로 낮춰놓은 종부세 가액비율을 80%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규욱 기자 / 권오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누가 빌라만 위험하대?...아파트도 역전세 일파만파 - 매일경제
- 뜨거운 시선에 움찔, 압도적 크기에 흠칫…괴물, 도로에 떴다 [시승기] - 매일경제
- [영상] 10대 꼬드겨 성관계 몰카...성착취물 무더기로 찍은 못된 어른들 - 매일경제
- “살인자들을 국제대회 참가시키다니”…화난 우크라 미녀 유도스타 - 매일경제
- 2.7억에 사서 3.1억에 전세…2030 ‘무자본 갭투자’ 여전히 성행 - 매일경제
- 부산 등굣길 참변 사고 지게차 작업자...알고보니 무면허 - 매일경제
- [단독] 여교사 화장실 훔쳐보다 잡힌 남학생, 피해자와 버젓이 학교에 - 매일경제
- [부동산 라운지] '30대 이하' 구축 사는 이유…청약 당첨 확률 '1%' - 매일경제
- [단독] 광화문 뉴국제호텔 635억에 팔려...GRE파트너스 오피스로 리모델링 - 매일경제
- 미네소타에 등장한 수원 유니폼, 그 정체는? [MK현장]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