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상장폐지, 서학 개미 1200억 물려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JP모건 체이스에 인수되면서 주식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 가운데 서학 개미(미국 등 외국 주식을 사는 국내 투자자)들의 최근 이 은행 주식 순매수액이 1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시 개장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부(DFPI)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폐쇄하면서 이 은행 주식도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됐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월 10일부터 4월 2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식을 9262만달러(약 124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해당 기간 순매수한 해외 주식 중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단일 종목 중 전기차 회사 테슬라(2억6223만달러)에 이어 둘째로 많은 금액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SVB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 이 기간 팩웨스트 뱅코프(9300만달러),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5007만달러) 등 주가가 하락한 미국 중소형 은행주들도 서학개미 순매수액 상위 50위에 올랐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지난 3월 초만 해도 120달러 수준이었으나 SVB 파산 사태가 벌어지며 지방 은행에 대한 불신이 불거진 3월 10일 95달러로 급락했다. 이후 주가는 회복하지 못한 채 지난달 28일 시간 외 거래에서 3.5달러를 기록한 이후 거래가 중지됐다.
일부 서학 개미는 급락한 주식을 매수하면 조금만 올라도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따(하한가 따라잡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다가 손해를 보고 있다. 예탁원 통계에 따르면 서학 개미들은 최근 상장폐지를 예고한 미국의 가정용품 판매 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Y) 주식도 4월 한 달간 1266만달러(약 169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BBBY는 국내 해외 주식 순매수액 상위 11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BBBY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4월 마지막 주 5 거래일간 46% 이상 폭락했다. 지난 1일 뉴욕 증시에서 이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3.92% 하락한 0.10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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