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진원지는 '상업용 부동산' "오피스 끔찍한 상황" 한목소리
씨티 CEO "맨해튼 예외아냐"
부동산저당증권發 위기 우려
공급부족 주거 부동산은 매력
◆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
올해 밀컨 콘퍼런스에 참석한 월가 고위 관계자들은 가장 피해야 할 투자처로 상업용 부동산(CRE) 중 오피스 부문을 손꼽았다. 이들은 1일(현지시간) 폐업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미국 지역은행들이 유동성 부족 문제에 직면한 탓에 부동산대출 만기를 연장하기 힘들어진 데다 재택근무 선호에 따른 오피스 공실이 늘어났다는 점을 근거로 상업용 부동산 중 오피스 투자 경계령을 내렸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신용등급이 낮은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을 비롯해 이와 연계된 상업용 부동산이 가장 걱정된다"면서 "최근 사무실 복귀가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똑같아질 수는 없으며 건물 상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일례로 뉴욕을 보면 낙후한 건물이 밀집한 맨해튼 동쪽 3번가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뿐 아니라 집주인들도 부진한 임대 수요 문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모펀드사 아폴로글로벌의 마크 로언 CEO도 "금융시장 혼란 다음 타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일대 오피스에 투자하기에 불리한 시기이며, 투자 시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관리 업체 JLL에 따르면 최근 샌프란시스코 공실률은 사상 최고치인 30%로, 뉴욕 맨해튼(16%)의 약 2배다.
이날 '부동산 투자:승리 혹은 실패 혹은 무승부'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사회자로 나선 캐럴 마사르 블룸버그TV 앵커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위험이 큰데 이 중에서 가장 투자하고 싶지 않은 부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담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내놓은 답은 '오피스'였다. 숀 돕슨 애머스트증권 CEO는 "오피스 시장은 끔찍한 상황"이라며 "재택근무 선호 추세 속에서 기업들 임대 수요가 줄어 계약 협상도 골치 아파졌다"고 답했다.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인 돈 멀린 프레티엄파트너스 CEO는 "임대 수요가 항상 있는 뉴욕이라 하더라도 6번 애비뉴에 들어선 건물들이 임차 기업들 눈높이에 맞춰 에퀴녹스(고급 피트니스 체인)와 푸드코트, 카페를 전부 채워넣을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계 부동산 투자 업체인 케인인터내셔널의 조너선 골드스타인 CEO는 "현시점에서는 아직 다수가 주목하지 않지만 오피스와 연계된 세컨더리 마켓 등으로 위기가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컨더리 마켓이란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등이 사들인 자산을 재인수하는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다. 초기(프라이머리) 인수 가격보다 할인된 값에 자산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혀왔지만 앞으로 오피스 시장이 빠르게 침체되면 세컨더리 마켓 투자자들도 손실을 볼 수 있다.
다만 주거용 부동산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혔다. 멀린 CEO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단기에 급격히 올리면서 결과적으로는 금융당국이 은행 예금을 쥐어짠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다만 주택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익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돕슨 CEO는 "주거용 부동산 개발·건설 업체들은 고금리와 높아진 인건비를 굳이 감수해가며 서둘러 공급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면서 "기존 주택 보유자들도 성급히 매도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오피스 시장과 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뉴욕 김인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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