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외교 12년만에 정상화 …'워싱턴 선언'에 한일관계 급물살
한미 핵협의그룹 신설 맞물려
한일 정상회담 일정 빨라져
기시다 첫 일정은 현충원 방문
핵연합훈련 확대 다각도 협력
尹대통령 강제징용 해법에
日 사죄표현 수위 '주목'
오는 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한은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방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지는 답방으로 사실상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의 재개인 셈이다. 현재 양국이 의제와 일정 등을 막판 조율하는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현충원을 방문하며 방한 일정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 간 북핵 공조 및 안보 협력, 정보 공유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한일 양국 간 안보협력 관계를 우선 조율한다는 의미다. 기존에 기시다 총리가 올여름쯤 답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주에 갑자기 방한 일정을 조율하게 된 것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확장억제를 실체화한 '한미 핵협의그룹'이 탄생하는 등 양국 간 안보 협력이 급물살을 타자 한일 간에도 정상회담 시계가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지난 연말 공개한 국가방위전략문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탄도·순항 미사일에 의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 △정보전 등 하이브리드전 △우주와 사이버 등 영역을 포함한 무인 자산과 무인 비대칭 공격 △핵보유국에 의한 핵무기 위협 등이 새로운 전쟁 위협이라고 적시하면서 주변 정세를 심각하게 진단한 바 있다. 특히 북한·중국·러시아 등 핵보유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걱정하고 있는 비핵국가 일본은 한국이 미국과 핵협의를 문서화하면서 한일 간 협력의 필요성이 증대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향후 한미 간 핵 연합훈련을 실시하게 되면 이 훈련이 한·미·일로 확대될 수 있을지를 두고도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정보공유 확대 문제 역시 양국 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프놈펜 정상회담 때 북한의 미사일 경보 정보를 3국이 실시간 공유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한미, 미·일 간에는 군사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이달 하순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정보공유 심화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한일 간 정보공유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일본 언론에서도 이번 정상회담 의제로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을 중심으로 한 안보협력과 반도체 공급망 안정 방안을 비롯한 경제안보가 거론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핵무기를 비롯해 미국 전력을 통해 '확대 억지'를 강화하는 워싱턴 선언이 발표됐다며 한일 정상이 이 내용을 바탕으로 한일 협력과 한·미·일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 면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비롯한 경제안보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관련 사과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6일 윤 정부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해법안 발표 이후 양국의 후속 조치에 대한 점검이 이뤄짐과 동시에 기시다 총리가 직접 이와 관련해 발언할 것이라는 게 외교가 예측이다. 앞서 우리 정부의 해법 발표 이후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과거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표시하는 데 그쳤으나 이번에는 기시다 총리가 직접 관련 발언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교 소식통은 "기시다 총리가 아주 새로운 사과 표현을 내놓지 않더라도 직접적으로 사과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을 것"이라며 "일본 내에서도 한국에 비해 일본의 호응이 부족했다는 여론 압박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강제징용 등 과거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는 피하는 대신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 조성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 등과 관련한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가 올 들어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에서는 '일본 측의 명확한 사과가 없다'는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한예경 기자 / 도쿄 김규식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누가 빌라만 위험하대?...아파트도 역전세 일파만파 - 매일경제
- 뜨거운 시선에 움찔, 압도적 크기에 흠칫…괴물, 도로에 떴다 [시승기] - 매일경제
- [영상] 10대 꼬드겨 성관계 몰카...성착취물 무더기로 찍은 못된 어른들 - 매일경제
- ‘역세권’ 16억 새집 전세값이 6억…출퇴근 힘든데 이참에 이사 가볼까 - 매일경제
- “살인자들을 국제대회 참가시키다니”…화난 우크라 미녀 유도스타 - 매일경제
- 2.7억에 사서 3.1억에 전세…2030 ‘무자본 갭투자’ 여전히 성행 - 매일경제
- 부산 등굣길 참변 사고 지게차 작업자...알고보니 무면허 - 매일경제
- 탈북 외교관 ‘깜작고백’ “김정은 딸 자꾸 노출하는 진짜 이유는” - 매일경제
- “흘러 내릴 지경”…2년간 150kg 뺀 미국男의 충격적 ‘상체’ 사진 - 매일경제
- 미네소타에 등장한 수원 유니폼, 그 정체는? [MK현장]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