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소환도 안했는데 자진출두 … 송영길 "나를 구속하라"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3. 5. 2.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宋 "주위 사람 그만 괴롭혀라"
"총선용 인생털이 수사" 맹비난
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野 '자진 탈당' 유도로 가닥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두했다가 출입이 거절되자 건물 밖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형기 기자

2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에 자진 출두했지만 조사를 받지 못하자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에 대해 '전근대적 수사' '인생털이 수사' '인격살인' '이중 별건수사' '총선용 정치수사' 등으로 규정하며 "증거에 기초한 수사를 해야지, 사람을 마구잡이로 불러서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잔인한 수사 행태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수사 시작 전 피의사실이 유출돼 언론에 공개돼 매일매일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는 행태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일주일 동안 말할 수 없는 명예훼손과 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왜 검찰 수사를 하면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 기획 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 비리 사건에서 별건수사로, 또 송영길 주변에 대한 이중 별건수사를 하는 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맡았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전당대회 금품수수 사건처럼 공안1부로 이 사건을 이첩해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59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검사실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청사 로비에서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검찰에서 소환 요구가 없었는데 송영길이 '왜 자진 출두했느냐' '정치쇼가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파리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돼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을 검찰이 사실상 소환해 출국금지시키고, 수사도 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리경영대학원에서는 언제 돌아올지 문의가 온다"며 "이런 문제를 협의해야 되지 않나. 그걸 확인하고자 오늘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자진 탈당'을 유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당 지도부에서 전날 두 의원에게 3일까지 스스로 탈당하는 게 좋겠다는 식의 권유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선출되면서 당 차원에서 총선 승리를 목표로 쇄신 작업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민주당을 둘러싼 돈봉투 의혹에 대한 리스크를 정리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일 개최될 의원총회에서는 두 의원에 대한 탈당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행자가 '두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서 수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하자 "그런 말까지 포함해서 여러 의원의 의견들이 분출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이어 '당 차원에서 출당이 어려운 상황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했을 경우에 시간이 많이 경과하는 문제도 있다"며 "그 전의 예로 비춰보면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도부 차원에서 혹은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자진 탈당을 권유하거나 이런 사례들이 있었다"고 했다. 두 의원과 같이 인천을 지역구로 둔 한 재선 의원은 "억울한 부분이 분명히 있겠지만, 지금은 '선당후사' 정신으로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그래야 나중에 당 차원에서도 보상과 배려를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