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거스타 빼닮은…'한국의 마스터스' 격전지 남서울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5.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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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리는 남서울CC는 미국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처럼 홀마다 상징하는 꽃과 나무를 심었다. 매경DB

도심 속 정원 같은 골프장에서 '봄 골프 축제'가 시작된다.

1982년 시작돼 매년 5월 첫째 주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골프팬들을 찾아온 GS칼텍스 매경오픈이 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올해 총상금을 13억원으로 증액해 국내외 톱골퍼들의 우승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남서울CC를 찾은 갤러리들의 오감을 자극할 모든 요소가 선물처럼 마련됐다. 눈과 귀가 시원해지는 국내외 톱골퍼들의 힘찬 샷과 남서울CC의 싱그러운 자연 내음,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불고기의 유혹, 그리고 경품 대박까지 모자람이 없다.

가장 먼저 승부가 펼쳐지는 남서울CC는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과 묘하게 닮았다. 당연히 마스터스를 '직관(직접 관람)'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페어웨이의 높낮이가 큰 산악 지형이고, 작고 빠른 '유리판 그린'에서 승부가 결정 난다. 또 왼쪽에 함정이 많아 오른손잡이 기준 페이드샷을 치는 선수에게 유리하다.

남서울CC 그린도 오거스타와 묘하게 닮았다. 선수들 사이에서 '남서울 전문 선수'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불호가 강하다. 티샷부터 실수가 없어야 하고 2온 공략보다는 차라리 그린을 일부러 놓친 뒤 그린 앞쪽에서 어프로치샷을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특히 남서울CC는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페이드샷을 잘 치는 선수에게 유리하다. 코스 왼쪽에 함정이 많기 때문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샷'을 구사하는 선수는 좋은 위치에서 그린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남서울CC는 오거스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바로 '홀 스토리'다. 원래 육묘장이었던 용지에 들어선 오거스타는 각 홀에 꽃과 나무 이름을 붙였다. 오거스타를 상징하는 어제일리어(철쭉)는 '아멘 코너' 마지막 홀인 13번홀에 붙은 이름이다. 이 밖에 개나리, 목련, 재스민, 동백 등 다양한 꽃이 각 홀을 대표한다. 이곳에서 라운드한 골퍼들은 꽃을 보면 오거스타의 특정 홀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남서울CC도 '꽃'을 테마로 해 골퍼들이 홀을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을 관람하고 돌아간 골퍼들은 특정 꽃을 보면 남서울CC의 홀을 떠올린다. 정철승 남서울CC 사장은 "골퍼들이 찾아와 모든 계절마다 색다른 느낌을 갖고 기억에 남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홀 기억성'이다. 최대한 많은 홀에 차별성을 둬 기억에 많이 남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3번홀에는 장미, 6번홀에는 진달래, 11번홀에는 무궁화를 심었다. 특히 13번홀은 '남서울CC 시그니처 홀'로 변신 중이다. 올해는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하얗게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를 심었고 홀을 따라 낮은 돌담 뒤에는 작은 관목들을 식재했다. 정 사장이 추천하는 '포토존'도 바로 13번홀이다. 또 3번홀 장미와 6번홀 진달래 등도 더 많이 심어 계절마다 색다른 화려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물론 트레이드마크인 '유리판 그린'은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정 사장은 "모든 홀의 시작인 티박스와 그린 관리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며 "티박스는 잔디를 교체해 양탄자처럼 바뀌었고 그린은 평소에도 그린스피드가 3m가 나올 정도로 잘 관리하고 있다. 올해도 선수들은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퍼들의 샷과 기분 좋은 자연만 있으면 반쪽 대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갤러리 축제'라는 별칭에 걸맞게 풍성한 경품을 내걸었다. 또 5~7일 황금연휴 기간에는 숯불 불고기 도시락을 클럽하우스 2층에서 판매하고 18번홀 그린 뒤편에 '치맥존'을 마련해 후각과 미각이 행복한 봄날의 축제를 완성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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