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와 11위가 승점 4점차···두터워진 K리그1 중위권

윤은용 기자 2023. 5. 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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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정운이 지난달 30일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 시즌 K리그1의 초반 판도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선두 울산 현대(승점 25점)가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가 하면, 10경기째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수원 삼성(승점 2점)은 압도적인 꼴찌로 벌써부터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반면 그 중간에 위치한 10개 팀들의 순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특히 5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14점)부터 11위 강원FC(승점 10점)까지 두텁게 형성된 중위권 팀들의 다툼이 눈길을 끈다.

중위권 범위가 이렇게 넓어진 것은 승격팀들의 선전과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던 팀들의 약진에 맞물려 기존 강자들의 부진이 겹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전 하나시티즌과 광주FC는 이번 시즌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며 예상 밖 선전을 하고 있다. 대전은 누가 상대라도 물러서지 않는 공격축구로 선두 울산에 시즌 첫 패를 안기는 등 4위(승점 17점)를 달리고 있다. 광주의 초반 기세는 다소 잠잠해졌지만, 이정효 감독의 ‘닥공’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6위에 올라있다. 과거 승격팀들은 ‘승점 자판기’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대전과 광주는 그와는 다른 행보를 이어가며 중위권이 두꺼워지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파이널A는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제주는 개막 후 첫 5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그러다 강원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최근 5경기 4승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어느새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선수들의 줄부상이 쏟아져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는 올랐다.

강원의 반전은 더 놀랍다. 개막 후 8경기에서 4무4패로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던 강원은 9라운드에서 FC서울을 제압하더니, 10라운드에서는 전북 현대마저 꺾고 2연승으로 승점 10점 고지에 올랐다. 11위로 여전히 강등권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승점차가 크지 않아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이들과는 달리 이번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전북의 부진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아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7패를 당했는데, 이번 시즌은 10경기 만에 벌써 6번을 졌다. 순위도 강등권인 10위다. 조규성, 김진수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초반부터 쏟아져 나오는 등 악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북만의 ‘우승 DNA’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강원전에서는 베테랑인 홍정호와 김문환이 심판과 싸우다 퇴장당하는 등 명가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까지 보여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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