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올 2배 오른 엔비디아 판 서학개미 … 테슬라 2400억 '폭풍매수'
한달동안 2500억 순매도
고점대비 24% 하락한 테슬라
실적 발표뒤 저가매수 움직임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주로 주목받은 미국 엔비디아와 테슬라 주가가 4월부터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엔비디아는 '거품론'을 뚫고 고공 행진하며 올해 들어서만 2배 올랐다. 반면 전기차 테슬라는 올해 2배 가까이 무섭게 상승했다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에 수익성 우려가 커지면서 주춤한 상태다.
서학개미는 4월 엔비디아를 1억9000만달러(약 250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을 하고 있고, 테슬라는 2억4000만달러를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4.2% 급등한 289.1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3개월래 최고치다. 연초 143.13달러였던 주가가 올해 꾸준히 올라 2배가 된 것이다. 작년 10월 저점(112.22달러)과 비교하면 2.6배가 된 셈이다. 엔비디아 시가총액 순위는 연초 미국에서 13위였으나 현재 6위까지 올라왔다. 이 같은 추세라면 5위 버크셔해서웨이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한 것은 다른 반도체 업체인 온세미컨덕터의 분기 실적 전망이 월가 예상을 상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결산 기준이 1월이라 다음 실적은 5월 24일에 나온다.
산업·차량용 전력 반도체를 만드는 온세미컨덕터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가량 증가한 19억6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평균 전망치인 19억2000만달러를 4000만달러 정도 웃도는 기록이다. 이 같은 깜짝 실적에 온세미컨덕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9% 급등한 78.33달러로 마감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념을 처음 만든 엔비디아가 연초 AI 열풍에 따라 지금껏 올랐다면 앞으로 반도체 업황 저점을 확인한 후 반등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때 '거품론'을 제기했던 월가는 실수를 인정한 뒤 엔비디아를 추천하고 있다. 지난달 프랭크 리 HSBC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둔화 등에 너무 집중하고 있었다"면서 "AI 칩에 대한 엔비디아의 가격 경쟁력은 아직 주가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금융분석업체 팁랭크스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 38명은 향후 12개월의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현 주가와 비슷한 287달러로 제시했으며 38명 가운데 30명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국내 서학개미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최근 3개월간 엔비디아 매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1억6000만달러를 순매도했고 3월 2억달러, 4월 1억9000만달러를 팔아치웠다. 특히 지난 3월 매수액은 3억달러였으나 매도액이 5억달러였다. 4월에는 매수액 1억6000만달러, 매도액 3억5000만달러로 주춤하며 관망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 주가는 4월 들어 빠졌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108.1달러에서 지난 2월 214.24달러까지 약 2배 올랐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161.83달러로 올해 고점(214.24달러) 대비 24%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19일 테슬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을 보인 데 이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박리다매' 전략을 밝히자 하루 만에 주가가 9.8% 급락했다. 차량 가격 인하로 수익성에 충격이 가해질 것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테슬라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 늘었으나 순이익은 24% 줄었다. 테슬라의 차별점이었던 영업이익률은 11.4%로 직전 분기(16.0%)보다 4.6%포인트, 작년 동기(19.2%)에 비해서는 7.8%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월가에서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고, JP모건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에 해당하는 '비중 축소'로 제시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판매 확대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향후 주가 상승을 위해 수익성이 추가 하락하는 일 없이 판매대수 증가가 확인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차량 가격 인하에 따른 수익성 충격이 크겠지만 하반기에는 기술적 성과 공개를 기반으로 한 중장기적 사업 목표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테슬라는 올해 3분기 사이버 트럭과 4680 배터리를, 4분기에 도조(Dojo)라는 슈퍼컴퓨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서학개미들은 발 빠르게 테슬라에 대해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1억8000만달러를 순매도했으나 3월 8000만달러를 순매수하고, 지난달에는 2억4000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테슬라가 실적을 발표한 후 지난 한 주간(4월 24~28일) 집중적으로 1억8000만달러(약 2400억원)를 순매수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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