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르지도 않았는데 검찰 출두해 피해자 코스프레한 송영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검찰에 출두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로비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조사 일정이 안 잡혀 있으니 당연히 출입이 안 될 걸로 그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실제 조사가 목적이 아니라 검찰수사에 대한 항의시위를 하려 자진 출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피의자 마음대로 검찰 소환 일정을 정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일반 국민은 상상조차 힘들다. 그런데도 송 전 대표는 자신이 거대야당 대표를 역임한 유력 정치인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착각에 빠진 듯하다. 이런 게 바로 우리 사회가 최우선적으로 폐기 처분해야 할 정치구태이자 적폐인 특권·선민의식이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최대 수혜자이자 핵심 피의자인 그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도 보기에 불편하다. 그는 이날 '인격살인' '정치적 기획 수사' 운운했다. 이재명 대표가 '없는 죄를 검찰이 만들어냈다'며 '소설' 억지를 부린 것과 일맥상통한다. 돈봉투 살포 정황이 생생한 녹취록이 있는데도 조작 주장을 하면 국민이 수긍할 수 있겠나. "금품수수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선 검찰 조작 수사를 주장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주위 사람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 주길 바란다"고 한 건 한 편의 코미디다. 그는 돈봉투 살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정치 도의적 책임은 지겠지만 법적 책임은 없다고 항변하는 사람이 자신을 구속하라는 건 말장난에 불과하다. "프랑스 훈장 2개를 받은 유일한 한국 정치인"이라며 "해도 너무한다"고 한 건 아무 말 대잔치 수준이다. 훈장과 돈봉투 살포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얼토당토않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멈추고 반성하고 자숙하는 모습부터 보이는 게 순리다. 또 아무런 근거 없이 검찰 수사를 비난하는 대신 그를 둘러싼 의혹부터 소명하는 게 순서다. 그를 후원하는 조직의 PC 하드디스크가 왜 포맷되거나 교체됐는지, 녹취록 발언은 뭘 의미하는지, 중대범죄인 금권선거를 정말 몰랐는지 등 국민적 의구심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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