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보릿고개 넘는다

강민경 2023. 5. 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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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71% 하락
증권가 “올해 바닥찍고 중장기 성장기대”
금호석유화학 1분기 실적 비교./그래픽=비즈워치

금호석유화학도 업황 악화의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꺾이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걸었던 시황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글로벌 수요 급감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기본을 강화하되 ‘전기차’ 관련 부품 개발에 속도를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경기 침체 탓 수요 급감 원인

금호석유화학 사업부문별 1분기 실적 비교./그래픽=비즈워치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7213억원, 130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7%, 71% 급감했으나 전 분기보다는 4.6%, 14% 늘었다.

전체 매출 중 30%를 차지했던 합성고무 부문의 타격이 컸다. 해당 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5764억원, 영업이익 3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4%, 71.5% 크게 줄었다. 

특히 주력 제품인 NB라텍스가 공급과잉 여파로 부진했다. 의료용·조리용 장갑 소재로 주로 쓰이는 NB라텍스가 코로나19 엔데믹 효과로 해당 제품 수요가 빠르게 식었기 때문이다. NB라텍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 분기 대비로는 NB라텍스 판매량이 늘었고, 공급업체 간 경쟁 심화가 지속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의 수혜를 입었던 때는 재작년인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호석유화학은 NB라텍스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으로 2조406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3배가량 상승한 규모였다. 영업이익률은 28%에 달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지난해 영업이익은 절반가량인 1조147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해 하반기부터 NB라텍스 수요와 가격이 하락세를 탔던 영향이다. 

나머지 사업부문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부진했다. 합성수지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3474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26.5%, 94.2%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경기 탓에 제품 가격 약세가 지속된 것이 주효했다. 

페놀유도체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108억원,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3%, 93.2% 하락했고, 특수합성고무(EPDM/TPV)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3%, 53% 하락한 매출 1641억원과 영업이익 214억원을 냈다. 

핵심·기초·성장에 ‘전기차’ 더한다

석유화학 업황이 특히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이유는 수출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제 상황 영향의 크다. 지난해 봉쇄 조치를 강화했던 중국이 리오프닝을 선언해 올해 석화업계의 실적 반등이 기대됐으나 효과는 다소 제한적이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 안정적 수익 모델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크게는 핵심(core)·기초(Base)·성장(Growth)을 기조로 사업 부문을 강화한다.

핵심사업에선 타이어용 고형 합성고무와 라텍스 제품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노리고, 기초사업에선 합성수지 판매 범위 및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전략을 추진한다. 아울러 성장사업으로는 추후 시장 확대를 앞둔 탄소나노튜브(CNT)의 제품 경쟁력 확보를 중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기본 전략과 함께 금호석유화학을 이끌 미래 성장 동력 키워드로는 ‘전기차’가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바인더용 라텍스와 CNT 등 관련 소재 개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최근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용 타이어 제품 연구개발과 차체 경량화를 위한 고강도 합성수지 제품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CNT사업부도 제품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전기차용 타이어 고무 생산량을 전년 대비 2배가량 높이며 개발·판매 확대 중이고 장기적으로는 CNT 등을 개발 중에 있다”며 “당사가 올해 시황을 바닥으로 점진적으로 회복한다면 중장기적 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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