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병 아니다… ‘시력도둑’ 녹내장, 2030 환자 늘어난 이유
보통 고령이나 중장년층에서 자주 발견되는 녹내장이 최근 젊은 층까지 확대되고 있다.
2일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안과 질환 통계(2018~2020년)에 따르면 전국에서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약 10%가 2030세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은 보통 40대 이후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들어 젊은 층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치료가 늦거나 심한 경우 시야 결손과 함께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려운 탓에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도 불린다.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안압이 높은 경우 또는 고혈압·당뇨병·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의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다수의 20~30대 녹내장 환자는 고도근시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고도근시 환자는 안구의 앞뒤 길이가 정상 눈보다 상대적으로 길다. 따라서 눈을 지지하는 구조물들의 두께가 얇고 힘도 약하다. 시신경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또 시신경유두 모양을 비교했을 때, 근시가 없는 눈은 동그란 도넛 모양을 하고 있다. 반면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 타원형으로 찌그러져 있고 방향도 뒤틀린 사례가 많다. 이로 인해서도 시신경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영·유아기부터 눈의 방수 배출 기능 이상으로 안압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시력교정술(라식·라섹 등)과 포도막염 등 안질환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을 오래 사용하는 경우 ▲외상으로 눈을 다치는 경우도 젊은 나이에 녹내장이 생길 수 있는 원인이 된다.
녹내장은 일찍 발견해 꾸준한 치료에 성공한다면 큰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때문에 젊은 나이 때부터 안압·안저 검사 등 안과 진료를 주기적으로 받아주는 게 좋다. 한국녹내장학회가 추천하는 연령별 검진 주기는 40세 미만 2~4년, 40세 이상·60세 미만 2~3년, 60세 이상 1~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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