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최신 수술법 ‘양방향 내시경’, 세계 최초 안전성 입증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5. 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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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 정형외과 교수팀
“현미경보다 양방향 내시경이
근육손상·통증 등 덜 일으켜”

현대인의 대표 만성질환인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은 수술법이 매우 까다롭다. 문제가 되는 디스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주변 근육이 망가지고 출혈이 과다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양방향 내시경’을 활용한 수술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방향 내시경은 피부에 구멍을 하나 더 뚫는 대신 병변에 직접 들어가 디스크를 없앤다는 점에서 근육 손상과 통증 등을 적게 유발한다는 장점이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전향적 연구를 통해 양방향 내시경의 안전성을 세계 최초 입증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박상민 정형외과 교수팀은 최신 허리디스크 치료법인 양방향 내시경 수술이 기존 현미경 수술보다 근육 손상과 수술 후 통증을 덜 유발해 환자의 회복 속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양방향 내시경 수술에 대해 전향적 연구를 실시한 사례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손상돼 내부 수핵이 유출된 상태에서 뒤쪽 신경근이 짓눌리거나 주변에 염증이 발생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국내 허리디스크 환자는 약 206만명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되고 하반신이 마비될 수 있어 조기에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현미경을 활용해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이다. 통증 부위를 4~5㎝ 정도 절개한 뒤 현미경을 넣어 근막과 근육을 분리해내고 추간판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현미경 수술법은 문제가 되는 디스크를 확실히 제거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고 연조직과 혈액 손실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손상시킨다는 단점도 있다. 척추뼈 일부를 제거하기 때문에 허리를 약하게 만들고 입원과 회복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다는 한계도 있다.

현미경 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 바로 양방향 내시경 활용법이다. 양방향 내시경은 어깨 관절경에 주로 사용되는 수술법으로, 통증 부위의 피부를 1㎝미만으로 2군데 절개한 뒤 각 구멍에 내시경과 카메라를 넣는 방식이다. 병변에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근육을 거의 손상시키지 않고 추간판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 현미경 수술보다 시야가 넓은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점, 내시경과 수술도구가 분리돼있어 의사가 양손을 적극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새 치료법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양방향 내시경 수술을 받은 환자 32명과 현미경 수술을 받은 환자 32명을 비교 분석했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 환자의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 등 생물학적인 요소를 비슷하게 구성했다. 동일한 관찰을 위해 2019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수술받은 환자만 선정했다.

환자들은 수술 후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추적관찰에선 X선 촬영(X-Ray)을 활용했고 시각통증척도(VAS)를 비롯한 설문조사도 함께 실시했다.

그 결과 양방향 내시경 수술은 현미경 수술에 비해 근육을 덜 손상시키고 수술 후 통증이 적어 회복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수술 흉터도 극히 적게 남았다. 다만 입원기간과 수술시간, 수술 후 부작용, 재발률, 합병증 등에서는 두 수술법이 비슷한 임상 결과를 보였다.

양방향 내시경 수술법이 현미경 수술법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증을 덜 유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양방향 내시경 수술법을 활용한다면 의사는 편하게 수술할 수 있어 탈출된 디스크를 더 정확히 제거할 수 있고 환자는 예후가 아주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수술한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임상연구를 시행해 안정성을 세계 최초 입증했다는 점에서 연구 의의가 있다.

박 교수는 “양방향 내시경 수술법은 병변에 보다 정밀하게 접근할 수 있어 기존 수술법보다 환자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후속연구로 해당 수술법에 대한 장기 안전성을 확인하고 부족한 점을 개선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민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 연구는 척추분야 최고 학술지인 ‘The Spine Jour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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