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막힌 우리 아이, 머리 열지 않아도 수술 가능하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5. 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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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팀
“다발성 천공술이 개두술보다
모야모야병 환아 부작용 줄여”
수술시간도 적게 소요

특별한 이유없이 뇌 속 특정 혈관이 막혔다면 ‘모야모야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모야모야병은 전두엽의 뇌혈류가 감소해 일시적 마비, 두통 등의 증세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할 경우 뇌경색, 뇌출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난치질환으로 분류된다. 소아와 40~50대 연령층에서 주로 나타나며 지역별로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극동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모야모야병에 걸리면 의료진들은 환자의 머리를 열어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상당량의 출혈 등이 개두술의 부작용으로 지적되면서 최근엔 다발성 천두술이 안전하면서도 효과 좋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출처=분당서울대병원>
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승기 소아신경외과 교수와 김주환 소아신경외과 전임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양측 전두엽에 간접문합술을 받은 모야모야병 환아 346명을 대상으로 개두술(111명)과 다발성 천두술(235명)의 임상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양’을 의미하는 모야모야병은 일본 스즈키 교수가 1969년 이름 붙인 뇌혈관질환이다.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혈관 모양이 마치 아지랑이처럼 가늘고 흐물거린다는 의미에서 명명됐다.

<사진 출처=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
모야모야병에 걸리면 하지 허혈증상을 완화하고 인지기능을 보전하기 위해 간접문합술을 받게 된다. 간접문합술은 두피의 조직을 분리해 뇌 표면에 접촉시킨 뒤 해당 혈관이 자라서 뇌에 피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세부적으로는 머리를 여는 개두술과 구멍을 뚫는 다발성 천두술 등 2가지로 나뉜다. 개두술은 출혈이 비교적 많이 발생하고 수술 후 뇌경색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어 최근엔 다발성 천두술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발성 천두술을 받은 환자군은 개두술 환자군에 비해 수술 후 뇌경색과 출혈성 합병증을 앓게 될 가능성이 적었다. 다발성 천두술 환자군은 뇌경색 발생율이 5.5%로 나타난 데 비해 개두술 환자군은 11.7%로 집계됐다. 출혈성 합병증은 다발성 천두술 환자군에선 아예 발생하지 않았고 개두술 환자군에선 3.6%가량 나타났다.

또 다발성 천두술 환자군은 수술 시간이 평균 308.6분으로 개두술 환자군(354.2분)보다 짧았고 수술 중 출혈량도 더 적었다. 이는 다발성 천두술이 개두술과 비교했을 때 우월한 수준의 안전성과 치료 효율성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두술군과 다발성 천두술군의 mRS score. 다발성 천두술군에서 양호한 신경학적 상태를 보인 환자가 수술 전 202명에서 최종 추적 시 230명으로 증가했다.
다발성 천두술은 개두술보다 덜 침습적인 방법임에도 혈관 재생, 혈류 개선, 인지 기능, 증상 호전 등의 지표에서도 개두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경학적 결과 개선 척도인 mRS(modified Ranking Score) 기준으로도 다발성 천두술 환자군에서 양호한 신경학적 상태(mRS 점수가 0~2인 것)를 보인 환자가 수술 전 202명에서 수술 후 230명으로 증가했다. 수술 후 뇌경색 없이 10년간 생존할 확률도 다발성 천두술 환자군과 개두술 환자군이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모야모야병 수술에선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로 다발성 천두술이 소아청소년 모야모야병 환자군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양측 전두엽 간접문합술임이 입증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승기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 김주환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전임의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외과학 국제 학술지 ‘Neuro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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