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까지 갚아주며 결혼했는데...또다시 사업에 투자하라는 남편, 이혼 가능할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5월 2일 (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준헌 변호사

- 혼인 생활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혼인이 처음부터 불성립한 경우에 준하여 법률관계 철회

- 한쪽 배우자가 구입한 가재도구나 주택 구입 명목으로 준 돈, 인테리어 비용 등 돈 전액을 반환을 청구 가능

- 대법원, 혼인 파탄의 과실이 있는 유치 배우자는 자신이 제공한 혼인 예물, 예단의 반환을 적극적으로 청구할 수 없다고 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이십 대에 쇼핑몰 사업을 시작해서 꽤 성공한 삼십 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동갑내기 남편과는 마라톤 동호회에서 만나서 2년 정도 연애했습니다. 우리는 연애하는 동안에 다툼 한번 없었을 정도로 정말 잘 맞았습니다. 이대로 결혼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죠. 하지만 결혼 얘기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사업 실패로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미 그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먼저 청혼했고, 그의 빚을 갚아줬습니다. 결혼 비용 역시 제가 모두 부담했죠. 그러나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저는 그에게 크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새롭게 구상한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했고, 저에게 투자해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거절하자 그는 크게 화를 내면서 물건을 마구 집어던졌습니다. 제가 몰랐던 그의 모습에 저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결국 저는 결혼 2개월 만에 집을 나와서 본가로 돌아왔고, 곧바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남편에게 별다른 얘기가 오지 않는 걸 보니, 그 역시 이혼을 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었나 싶어서 괴롭습니다. 가능하면 모든 것들을 다시 원래대로 돌리고 싶습니다. 결혼 전에 그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준 수천만 원의 돈과 결혼 비용을 손해배상 청구하고 싶은데 혹시 가능할까요?" 사연자 분은 결혼 2개월 만에 이혼을 하게 되셨습니다. 결혼 2개월 만에 헤어지는 경우에 재산 분할, 어떻게 이루어지게 될까요?

◆ 이준헌 변호사(이하 이준헌): 만약 혼인이 성립되는 경우라도 부부 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 생활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혼인이 처음부터 불성립한 경우에 준하여 법률관계를 철회하게 됩니다.

◇ 조인섭: 그러면 '혼인 생활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이라고 하는 건 도대체 얼마 정도의 기간일까요?

◆ 이준헌: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법원에서 6개월 이내라면 단기간의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 조인섭: 그리고 '혼인이 불성립한 경우에 준해서 처리한다.' 이 말도 좀 설명을 해주세요.

◆ 이준헌: 혼인 불성립에 준하여 처리한다는 말은 이혼으로 혼인을 해소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와 같이 재산분할로 재산관계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혼인 생활에 사용하기 위하여 혼인 전후에 한쪽 배우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구입한 가재도구 등에 대해서 소유권에 기하여 그 반환을 구하거나 원상회복으로 반환을 구하는 방식으로 재산관계를 철회한다는 말입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일반적인 재산분할이 아니라 이제 원상회복의 개념인 거네요. 그러면 사연자분과 사연자분의 남편 모두 원상회복으로 각자가 들인 돈을 반환해 달라. 이렇게 청구할 수 있는 걸까요?

◆ 이준헌: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혼인 파탄의 과실이 있는 유치 배우자는 자신이 제공한 혼인 예물, 예단의 반환을 적극적으로 청구할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편의 경우에는 유책자이기 때문에 원상회복에 반환을 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만약에 유책자라고 하더라도 상대방과 책임이 대등한 경우라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 이준헌: 유책자라고 하더라도 상대방과 책임이 쌍방 대등한 경우라면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부모나 친척들에게 예물이나 예단을 준 경우에도 원상회복 청구할 수 있을까요?

◆ 이준헌: 네, 이 경우에도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혼인 예물, 예단은 혼인의 성립을 증명하고 혼인이 성립한 경우 당사자 내지 양가의 정리를 두텁게 할 목적으로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반환되어야 할 때 혼인 당사자가 1차적인 권리 의무자가 되기는 하지만 네 혼인 당사자 외에 부모 등 가까운 친족 사이에서 혼인 예물, 예단을 주고받은 경우에는 실제 제공자와 수령자가 혼인 당사자와 더불어 불가분적인 관한의 권리 의무를 갖게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법원 판례에 따를 때 부모들이 주고받은 예물, 예단에 대하여도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 사연자분은 어디까지 원상회복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 이준헌: 혼인 생활에 사용하기 위하여 혼인 전후에 한쪽 배우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구입한 가재도구 등은 상대방 배우자가 점유하고 있다고 하여도 여전히 그 한쪽 배우자의 소유에 속하기 때문에 소유권에 기하여 반환을 구하거나 원상회복으로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가재도구나 가구, 혼수품, 이런 거는 물건의 소유권이 나한테 있으니까 그걸 달라고 해야 되는 거지. 물건 구입한 비용을 손해배상 해달라. 이건 안 된다는 거죠?

◆ 이준헌: 네, 맞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그거 이외에 동거할 주택 구입 명목,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 이준헌: 대법원은 가재도구뿐만 아니라 혼인 후 동거할 주택 구입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한 경우라거나 인테리어 비용을 지출한 경우에도 교부하거나 지출한 돈 전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파탄의 책임이 상대방한테 있는 경우에 결혼식 비용도 있잖아요. 예식장 비용, 식대, 메이크업, 드레스 비용도 유책자인 상대방한테 청구할 수가 있는 걸까요?

◆ 이준헌: 결혼 비용의 경우에도 혼인에 대한 손해배상의 차원에서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조인섭: 그리고 이 사연 같은 경우는 남자분의 빚을 갚아준 것이 있잖아요. 그거는 어떻게 받을 수가 있을까요?

◆ 이준헌: 이렇게 빚을 갚아주기 위해서 지급한 금원을 예단이나 예물로 보고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 조인섭: 네, 그럼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자면 사연자분은 결혼 2개월 만에 이혼하면서 결혼 전에 남편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서 준 수천만 원의 돈과 결혼 비용 모두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혼인 생활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의 단기간에 혼인 관계가 파탄됐다고 인정이 되는 경우라면 일반적인 경우와 같이 재산분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혼인이 성립하지 않은 경우에 준해서 법률관계가 철회된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쪽 배우자가 구입한 가재도구나 주택 구입 명목으로 준 돈, 인테리어 비용 등 돈 전액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리를 해주셨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준헌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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