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소수서원으로 문화 열차 출발"
충북 단양 상암리 벽화마을 등
팔도장터열차 3년만에 재개
지자체·지역 관광공사와 합작
'관광 원팀'으로 지역소멸 해소
반려견 동행 등 다양한 기획중
"요즘 관광 키워드는 문화와 웰니스, 휴양입니다. 여기에 가족인 반려견과 함께하는 펫K열차까지 다양한 테마열차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권신일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의 행보는 마치 KTX 고속열차 같다. 오전에 내부 업무 미팅을 총알처럼 끝내면 외부 일정을 소화한다. 틈이 나면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을 맡았던 당시 인맥을 활용해 관광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뛴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전했던 코레일관광개발에도 모처럼 활기가 돈다. '권신일 고속엔진'을 달면서 속도를 점차 끌어올리는 중이다.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권신일 열차는 투 트랙으로 가고 있다. 1번 트랙은 열차관광을 통한 내수 진작, 2번 트랙은 '관광원팀'을 통한 지역 소멸 해소다.
"최근 3년 만에 움직인 팔도장터열차가 대표적입니다.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지역 관광공사까지 아우른 '관광원팀'의 출발점이지요. 여기에 지역 소멸 해소라는 사회적 가치도 담았습니다."
팔도장터열차는 관광원팀이 만든 합작품이다. △고개 넘어 불어오는 봄바람 문경(문경새재·점촌점빵길) △핑크빛으로 물든 단양의 봄(상암리 벽화마을·스카이워크) △세계문화유산 영주(부석사·소수서원) △안동의 봄을 보다(하회마을·월영교) △강원도 최고의 봄꽃 명소! 강릉(경포호·강릉 중앙시장) △제천의 봄(청풍호·옥순봉) 등 다양한 지역 명소를 돌아보고 축제를 즐기는 코스다. 잘 보면 알지만 하나같이 인구 소멸 위험이 높은 지역이다.
코레일관광개발의 시그니처인 다양한 테마열차 라인업도 곧 등장한다.
"K콘텐츠를 엮은 문화열차에 웰니스·펫·산림휴양까지 다양한 테마열차를 기획 중입니다. 열차 본연의 역할이 '연결'입니다. 지역에 숨은 핫플레이스와 연결해 지역의 매력을 알리고 내수도 살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쯤 되면 그의 이력이 궁금해진다. 권 대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연구위원,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거쳐 에델만 EGA 대표를 맡았던 홍보통이자 한양대에서 관광학 박사를 받은 관광통이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열차와 닮은 '연결'이라고 표현한다.
"홍보는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합니다. 관광은 지역과 여행자들을 엮어주지요. 그 필드에서 30년 이상을 몸담았으니 자연스럽게 연결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결국 돌고 돌아 코레일관광개발과 '연결'됐지요."
그의 독특한 연결론은 관광으로 이어진다. 열차관광의 역할이 곧 연결이라는 것. 그는 말한다. 지역에는 이미 빛나는 구슬(관광자원)이 있다. 그 구슬을 꿰어주는 게 열차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테마열차 역시 테마와 열차를 연결한 것이다. 그가 밀고 있는 '관광원팀(지자체+관광공사+여행족)' 역시 연결의 결과물인 셈이다.
집안 내력도 관광과 연결되는 데 한몫한다. 그의 부친은 관광버스 기사 출신이다.
"어릴 때 속옷만 들고 부친을 따라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자연스럽게 관광과 여행에 눈을 뜬 셈이지요."
그가 궁극적으로 구상하는 관광 연결은 육해공이다. 별밤열차와는 현대해양레저의 크루즈를 엮어 사실상 멈춘 한강 아라뱃길 투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근거리 외국과는 항공까지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가 또 하나 무게를 두는 부분은 승무원 교육이다. KTX 내 열차 승무원들은 코레일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이다.
"여행상품의 한 구성원이 승무원입니다. 결국 이들의 행복 바이러스가 여행족에게 연결됩니다. 좀 강력한 투자 차원의 복지를 기획 중입니다. 으뜸단 같은 우수 직원에게는 포상 차원에서 선진국 승무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해외 연수 기회를 확 늘릴 생각입니다."
권신일 열차의 다음 정거장은 어디일까. 마치 목적지를 숨긴 열차 여행처럼 기대가 된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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