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광고하기' 시범 운영에…소비자단체 "이용자에게 부담 전가"

사진=당근마켓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당근마켓이 제주도에서 '광고하기'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3000원을 지불하면 해당 물건에 관심이 있을만한 이웃에게 광고해 판매 확률을 높여주는 서비스다. 이를 놓고 소비자단체에서는 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일반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최근 제주시에서 3만원 이상 판매글을 올린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광고하기를 운영하고 있다. 광고는 1회에 3000원. 한번 결제하면 24시간 동안 진행된다. 현재는 시범 운영 중으로 '내 동네 설정'을 제주도에서 할 경우만 사용 가능하다.

제주에서 사용자 계정의 판매 내역에 들어가면 3만원 이상 상품별로 광고하기 버튼이 생성된다. 이를 누르면 '관심이 있을만한 이웃에게 보여주고 판매 확률을 높여보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하며 서비스를 안내한다. 광고는 결제 완료 즉시 시작되고, 시작 후에는 환불이 불가능하다.

이번 시범 서비스는 당근마켓이 일반 중고거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첫 수익모델이다. 그동안에는 동네 사장님과 기업들에게만 광고비를 받아 운영해왔다. 이에 이 서비스를 놓고 "당근마켓이 유료화를 통해 회사 운영 방향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소비자주권시민위원회의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근마켓이 그동안 제외됐던 중고거래 이용자까지 수익창출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유료광고 서비스 시범 운영을 즉각 중단하고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수익구조 개선에 나서야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광고하기 서비스가 정식 출시되면 판매자들 간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정 제품을 비슷한 가격에 내놓았을 때, 광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판매자 상품이 우선적으로 팔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위원회의 측은 "결국 제품을 더 빨리 판매하기 위해서는 유료 광고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고, 판매자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또 구매 희망자들은 그동안 안 봐도 됐던 광고를 계속 봐야 하는 애로사항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고 서비스 결제 후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24시간 내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을 경우, 판매자는 제품을 판매하지도 못한 채 광고 서비스료 3000원만 추가 지불하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위원회의 측은 "당근마켓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54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료 광고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기업의 수익화를 위한 것임을 부정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일반 중고거래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유료광고 서비스가 아닌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근마켓 측은 "광고하기 서비스가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판매 확률을 높이고 싶다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알고리즘을 통해 '해당 물품에 관심이 있을만한 이웃에게'만 노출되는 것이라, 다른 이용자들의 거래 경험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중고거래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해당 기능은 이용자가 원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개인 광고 기능으로 기존 '끌올' 기능과 '가격 낮추기'에 광고하기가 더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주 지역에 한 해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국 오픈 여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역별로 다양한 기능을 테스트해 보는 것은 워낙 자주 있는 일로, 이번 광고하기 역시 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